나도 데리고 가
부지런히 길을 걸었다. 조금 있으면 어머니가 주가보호센터에서 돌아오시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흘깃흘깃 차가 다니는 도로를 보면서 어머니를 태운 자동차가 보이나 살펴보기도 했다. 아직 시간은 여유가 있었지만 가끔 빨리 도착하는 경우가 있어 불안했다.
집 앞에 도착했다. 다행히 주간보호센터 자동차는 도착하지 않았다. 숨을 몰아쉬면서 대문 안쪽에 있는 계단에 앉아서 어머니가 오기를 기다렸다.
“엄마, 잘 다녀오셨어요? 재미있게 보내셨어요?”
곧 엄마가 도착하셨고 반갑게 맞아주면서 말을 걸었다. 어머니는 기분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엄마, 식사는 하셨어요?”
“누가 밥 주냐? 나 배고프다 빨리 들어가서 밥 먹어야겠다.”
“엄마, 노인당에서 밥 안 드셨어?”
“아침밥은 주더라.”
어머니는 주간보호센터에 가시는 것을 노인당에 가신다고 하신다. 그곳에 가면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계셔서 그런지 그렇게 받아들이셨다. 아침 식사는 집에서 하시고 가셨으니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아침밥은 점심식사를 뜻했다. 요즘 식사를 하셔도 늘 잊으신지 배가 허전해서 안 드셨다고 하시는지 늘 배고파하시고 식사를 하지 않으셨다고 하신다. 주간보호 센터에서 식사를 정말 많이 드리는데도 그러신다고 하신다. 아마 먹는 치매라고...
“근데 너는 나만 보내고 어디 갔다 왔냐?”
나는 갑자기 물어보셔서 대답이 얼른 나오지 않았다. 집에 있었다고 하면 당신을 보내고 혼자 지내니 좋더냐고 하신 적이 있었고, 나가서 볼일 보고 왔다고 하면, 혼자 놀러 다니니까 좋았냐고 하시면서 서운해하신 적이 있어서 적당히 어머니가 이해되기 편한 것으로 말씀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 난 돈 벌려고 회사 갔다가 왔어.”
“네가 무슨 돈을 벌어?”
“양말 뜨는데 취직해서 돈 벌고 왔어.”
요즘 많이 하고 있는 양말 뜨기로 돈을 벌고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 원짜리 지폐를 한 장 내놓았다.
“이건 엄마 꺼해!”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어머니 앞에 내밀었다. 처음에는 네가 벌은 돈인데 왜 주려고 하냐고 하시면서 받지 않으려고 하시다가 마지못해 받으시면서 고맙다고 하신다.
“내일은 나도 같이 가자!”
“엄마가 양말 뜰 수 있어?”
“네가 할 수 있으면 나도 할 수 있지?”
어머니는 의심 없이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나도 할 수 있다’ 고 의심 없이 자신 있게 대답하셨다.
어머니는 돈을 좋아하셨다. 천 원짜리 지폐를 들고 만 원짜리라고 하시면서 수를 헤아렸다. 천 원짜리 지폐를 세어서 일부를 떼어서 가방에 넣고 일부는 주머니에 넣고, 일부는 잘 접어서 양말에 넣었다. 어머니가 돈을 관리하는 방식이었다. 한 곳에 다 넣어두면 잃어버릴까 봐 향상 분산해서 보관하는 법은 잊지 않으셨다.
돈을 정리한 다음 생각난 듯이 나에게 말했다.
“나도 너랑 같이 돈 벌고 싶다. “
“음. 그래, 내일은 같이 가자. “
내가 흔쾌히 대답해 주자 기분이 좋으신지 소리 내어 웃으시며 즐거워하셨다.
“엄마, 나 누구?”
“내 동생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