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더 힘든 사람은 늘 있다
나는 힘든 일이 여럿 겹쳐있는 상태라 나름 상처도 많고, 혼자서 끙끙 앓기도 하고, 아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한테는 섵불리 말을 하지 못하는 편이다. 왜냐면, 주변을 자세히 둘러보면, 나보다
더 힘든 일을 겪고 있거나, 상상도 못할 일로 고통 받고있는 사람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오늘 친구들과 같이 온라인 상에서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면서, 친구 한명이 술에 취해 본심이 나온듯 본인이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던 얘기들을 꺼냈다. 대충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힘들었다. 잘하고 싶었는데, 잘 되지 않아서 힘들었다. 그러면서 감정도 살짝 울컥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이 안쓰러웠고 많이 노력하고
힘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동시에 '나는 역시 얘기하면 안되겠다' 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내가 노는 디스코드 그룹에선 사람들에게 얘기를 하는 것 보단 얘기를 들어주는 입장이 더 가깝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주다보면 세상엔 여러가지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는구나 싶다. 가끔은 놀랄만한 일도 듣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괜히 나는 사람들에게 나의 힒듬을 쉽게 털어내지 못하는 편이다. 각자 개인만의 힘듦이 있을텐데 괜히 나의 힘듦을 털어내서 짐을 지게 하는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힘듦의 기준은 정말 애매한 것 같다. 육체적으로 힘든게 더 힘든건지, 정신적으로 힘든게 더 힘든건지, 힘든 일이 여럿 겹치는 사람이 더 힘든건지 기준을 정확하게 정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각자 자기
만의 힘듦의 기준을 내세우며 위로와 응원을 요구하거나, 본인의 힘듦을 인정받으려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내가 생각했을 때 나보다 힘든 일을 겪고있는 사람들이 많아 나의 힘듦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 괜히 꺼냈다가는 "야 그런건 힘든것도 아니야" , "나는 더한 것도 겪어봤어" 라는 말을 들을까봐
괜히 망설여진다. 나의 힘듦을 얘기한다는건, 단순한 일상 공유도 있겠지만 내면엔 작은 위로와 응원을
바라는 마음도 있으니까. 그런 기대를 가진채로 위에 가시돋은 말을 듣는다면, 상처는 배가 될 것이다.
얼마 살아보지도 않았다고 생각하고, 아직 나는 사회생활도 거의 겪어보지 못한 취준생, 백수인 내가 감히 힘듦의 기준을 정해보자면, 힘듦의 기준은 없다고 생각한다.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여러가지 일이 겹쳐있든,
각자마다 겪는 힘듦의 기준은 다르기 때문에, 누가 더 힘들고 누가 덜 힘들고를 비교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힘듦이라는 건 추상적인 개념이기도 하기 때문에, 측정하는 것도 사실은 억지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주변에 누군가 어떤 일 때문에 힘듦을 호소하고, 위로를 바랜 마음으로 얘기를 꺼낸다면, 본인의 힘듦을 내세우는 것보단 따뜻한 말 한마디로 한번 안아주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