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시작
일을 나가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학생들이 제일로 싫어하는 날. 월요일이 찾아왔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백수니까. 취준생의 유일한 장점이라면 젊은이들 사이에서 흔히 말하는 시간 빌게이츠인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이 많은 시간을, 하루 24시간을 허투루 보내면 안 되고, 생산적이고, 보람차고 알차게 보내야 되기 때문에 자유로운 몸의 취준생들은 더욱 힘든 것 같다.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정해진 루틴이 있기에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지만, 취준생은 그런 게 없기에 알아서 계획을 짜고, 알아서 하나부터 열 까지 다 스스로 해나가야 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인 것 같다. 운동을 위해서 헬스장에 가고, 공부를 위해 스터디 카페에 가듯이, 나 자신을 통제하려면 외부 환경을 바꾸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럼에도 취준생에게 있어 월요일은 역시나 다가오지 않았으면 하는 요일이기도 하다. 전에 말했다시피 나는 아무도 돌아다니지 않는 새벽 시간대를 좋아하는데, 평일 아침~저녁 까지는 한창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바쁠 시간이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서 닫힌 창문 밖에 들리는 작은 공사 소리, 학교 종소리를 들으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안 좋아진다. 나는 백수라서, 취준생이라서 정말 초라하게 잠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바깥 사람들은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하루를 맞이하니까. 눈을 뜨자마자 나 자신이 굉장히 초라해지는 기분이 든다.
나도 이제는 조금이라도 일찍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고 시작하는 건강한 루틴을 가져야 하는데, 새벽이 좋은 나는 어쩔 수 없이 창문을 열어 조금이라도 새벽 공기를 마시고, 창 밖에 경치를 멍하니 쳐다보면서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하나씩 되짚어보기도 하고, 괜히 혼자 피식 웃었다가 무뚝뚝해지거나 그런다.
나 말고 다른 취준생들은 아마도 건강한 루틴으로 하루를 보낼 거라고 생각이 든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운동 같은 자기 관리도 하면서 책 읽기나 공부 같은 자기 계발에 열중하고, 쓸데없는 시간은 보내지 않는, 흔히 말하는 갓생을 보내고 있을 거라고.
나도 말 뿐일 수 있겠지만 이제 JLPT 시험이 한 달 밖에 남지 않기도 했으니까, 이번 주부터 조금은 갓생에 가깝게 살아볼 수 있도록 노력을 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