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졌다고, 괜찮아졌다고 믿었다.
아침에 눈을 떠도, 거리를 걸어도, 네가 없다는 사실이 예전만큼 날 숨 막히게 하진 않는다고 생각했다.
마트에서 장을 보던 날, 과자 코너 앞에서 발이 멈췄다.
포장지 위에 선명하게 적힌 ‘약과’ 두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예전엔 네가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습관처럼 집어 들던 것이었다.
시험 끝나고 너를 만나러 가던 날, 카페 앞에서 기다리며 건네주었더니,
“이걸 또 샀어?”
하고 웃으면서도 결국 다 먹던 네 모습이 떠올랐다.
손끝에 닿은 비닐 포장 너머로, 그날의 온기와 웃음이 겹쳤다.
이제는 내 장바구니에 담을 이유가 없는데도,
왠지 포장을 내려놓지 못하고 한참을 붙잡고 있었다.
계산대 앞에 서서도 망설였다.
사야 할 이유도, 먹을 사람도 없는데.
그냥 내려놓을까 하다가, 결국 장바구니에 담았다.
네가 두 손 가득 약과를 안고 있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봉지를 든 손이 유난히 무거웠다.
현관 앞에 도착해서도, 가방을 내려놓고도 약과 봉지를 뜯지 못했다.
포장을 뜯는 순간, 봉지 안에서 네 웃음과 목소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았다.
익숙해진 건 네가 없는 풍경이 아니라,
네가 없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며 버티는 나의 하루들이었다.
익숙해진 건 네가 없는 풍경이 아니라,
사라진 자리에 놓인 것들이 너를 대신한 하루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