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이유
이 글은 예전에 제 개인블로그에 썼던 것을 토대로
수정하여 작성했습니다.
흔히 작곡 저작권료로 평생 놀고먹을 수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슈퍼 울트라 메가 초히트 작곡가'에게만 주어진 영광임을 알게 됐다.
이전에도 썼듯이
나는 해외 오면서 내 곡을 써보고 싶다는 로망을 꼭 실현하리라 마음먹었었다.
그래서 작곡을 시작했고 음반도 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나도 벚꽃 저작권 부자되는 거 아니야? 쿄쿄
하는 아주 헛된 희망을 잠깐 품기도 했다.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작곡은 돈이 전. 혀. 아. 예. 안된다는 것이었다.
돈을 썼으면 썼지
벌리지는 않는 구조다.
싸이 강남스타일이 음악으로 3천만 원을 벌었다고 한다.
이 울트라메가 히트곡이 3천이라니??
이유인즉슨, 요새는 유튜브로 다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한 번 재생해서 끝까지 들을 때마다 4.2원을 번단다.
그마저도 유통사가 30%를 가져간다.
그래서 가수들이 순수한 음악으로만 돈 버는 게 아니라 그 외 콘서트, 행사, 광고 등으로 돈을 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아, 그렇게 유튜브에 챌린지며 쇼츠며 특정 곡들로 도배가 되는 이유는 곡을 알려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통은 음원수익 값으로
일 년에 치킨 한 마리 값 벌 정도면 괜찮은 거란다.
나도 치킨값은 번 거 같다. 하하하.
하루에 새로운 음악이 정말 많이 쏟아져 나온다.
내가 유통하는 음반사에서도 매일매일 새 곡들이 쏟아져 나와서 종종 듣는데,
의외로
진짜 좋은 퀄리티의 음악들이 정말 많다!
와 이거 그냥 프로 음악인데...? 대박! 하면서 들었는데 조회수가 22... 그렇다.
무명 작곡가의 숙명인 것인가.
이래서 곡을 띄우기보단 사람 자체가
유명해지는 게 먼저라는 말이 나온 거군 싶기도 하고.
또 느낀 건
많은 곡을 쓰는 게 결코 중요한 게 아니라
히트곡 딱 하나, 딱 한 곡만 있으면 되는 거 같다.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클래식에서도 슈퍼메가 히트곡들이 있지 않은가.
클래식에 관심 0.0001도 없는 사람도 아는 곡들이 있다.
바흐는 총 천 여곡을 작곡했지만 클래식에 전혀 관심 없는 문외한이 알법한 곡은 몇 작품 안된다.
즉, 작곡가들의 무~~~ 수한 작품 중에 단 몇 곡, 어떤 경우는 한두 곡 정도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이다.
뉴에이지도 마찬가지로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로렌스라든지 리버 플로우스 인 유 같이 뉴에이지 관심 0.0001도 없는 사람도 아는 슈퍼울트라 히트곡이 존재한다.
과연 내가 그런 곡을 쓸 수 있을까? 싶은 마음.
내 곡 중 몇 곡은
아, 이거 좀 밀만 하지 않나? 싶지만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은 이쁜 것처럼
어디까지나 내가 쓴 곡이라 그런 거 같기도 하다.
레슨을 오래 한 입장으로서 보건대
레슨 한 달 수입이 음원 수익 10년 합친 것보다 많을 거 같다.
10년이 뭔가 100년 보다 많을 거 같은데...
허허(쓴웃음)
이처럼
돈이 안되는데도 왜 음악가들이 계속 음악을 하는 걸까? 나는 작곡을 하면서 답을 알게 되었다.
아직 나는 초특급 울트라 무명 작곡가이지만
간혹 유튜브 댓글에 이 곡 진짜 좋다는 댓글이 달리면
뛸 듯이 기쁘고 벅차다.
또 정규앨범 스트리밍 분포도를 보니
무명 신인작곡가인 나의 음악을 누군가가 벅스에서 엄청 많이 들어주셨다!
진짜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내 측근 중에 벅스 쓰는 분은 없어서...감격.
또 남편 지인분이 인스타 스토리 올릴 때 내 음악을 써주셨다!
이런 소소하다면 소소한 일들에 무한한 감사를 느꼈다.
사람들이 돈이 안돼도 음악을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
누군가가 내 음악을 좋다고 느끼고 때론 감동이나 힘을 얻고 위안받는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안 그래도 힘들고 지치는 세상인데 내 음악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 해도 벅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