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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이 병문안 2

by 서완석

어제, 윤화랑 명석이 병문안을 갔다.

명석이가 도통 밥맛이 없다니 걱정이다.

매운탕집에 가서 참게매운탕을 시켰다.

명석이가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간이 된 음식이라 맛이 있다고 했다.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다.


명석이가 전날 술 마시고 너무나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피웠다.

병원에서 술 마시고 담배 피워도 된다고 했느냐고 물었더니 몰래 한다고 했다.

병원에 알려야 할 것 같은데 그러지 못했다.

상당한 죄책감을 느꼈다.

나는 부조리한 인간이다.


명석이는 가장 힘든 것이 불시에 찾아오는 통증이라고 했다.

그 고통을 같이 느낄 수 없으니 인생은 결국 혼자인 삶이다.


명석이가 드라이브하고 싶다고 해서 양평 두물머리에 갔다.

내 오랜 단골집인 '죽여주는 동치미국수'집에 들렀다.

동치미국수와 녹두빈대떡을 시켰다.

명석이가 맛있다고 했다.

동치미는 싱거우면 맛이 없다.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전철 타고 돌아오는데

명석이가 잘 먹으면 빨리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난 명석이 술을 먹이지는 않았다.

나는 부조리한 인간이다.

모순덩어리인 내게서 드디어 죄책감이 사라졌다.

그것이 자기기만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이 가벼워졌다.

맨 왼쪽 명석이, 맨 오른쪽이 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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