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밀어낸 파도가 모래알로 부서지고
네가 밟았던 모래알이 다시 파도로 밀려와
차디찬 불덩이로 내 살점을 저밀 때,
무심한 얼굴로 누워 있던 네가 몸을 일으키면 서러운 추억 한 점 이빨 사이에 씹힐지 몰라.
모래알로 부서진 이 파도가 샌디에이고에 닿을까? 샌프란시스코 먼 해안에도 기어이 닿을까?
LA 사는 흥룡이가
샌디에이고 그 바닷가에서 화진포 모래알 한 줌 만져볼 수 있을까?
샌프란시스코 찬 물결에 화진포 파도 소리 적시며 서 있을 수 있을까?
그러면 이곳이 비로소 그곳이 되고
그곳이 다시 이곳일 수 있을까?
떠난 사랑이 파도를 타고 돌아오면
다시 온 그 사랑이 또다시 가슴을 저밀까?
세찬 바람이 뺨을 때리던 화난 얼굴이 돌아서며 문득 웃어줄 수 있을까?
사람 그림자 없는 내년 겨울에도
화진포 그 바다에 다시 와 울 수 있을까?
내 가슴속에 똬리 틀고 앉은 해묵은 슬픔 한 덩어리, 뜨거운 객혈로 뱉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