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아이들과의 첫해를 돌아보며
티처뷰 / 박수완_백성초등학교 교사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백성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규교사 박수완입니다. 현재 귀여운 2학년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교직이랑 성격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저의 교직관이 ‘친절할 때는 친절하게 단호할 때는 단호하게’ 이걸 지키려고 노력하거든요. 물론 안 될 때도 있지만요. 요즘에는 제가 어떤 잔소리를 하려는 건지 이미 아이들도 알고 있어서 웃으면서 눈만 마주쳐도 잘 소통이 되는 상황이라 큰 어려움 없이 아이들과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를 나서면 힘들고 어려웠던 일도 잘 잊어버려서 공간 분리가 잘 되는 성향이라 좋아요. 그래서 지금 상황에 굉장히 만족하면서 근무하고 있는 신규교사입니다.
벌써 연말이네요! 열심히 공부하고 임용도 보고 선생님이 되셨는데, 원래 선생님이 되는 걸 꿈꾸셨나요?
저는 원래 사범대를 3년 정도 다니다가 다시 수능을 봤어요. 교대에 가게 된 이유는 교생실습을 나갔을 때 직접 수업에 들어가서 본 것은 아니지만 요즘 언론에 자주 나오는 그런 모습을 전해 들으며 중등교사로 살아가기 힘들 것 같다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꿈꿨는데 요즘 흘러가는 분위기가 그렇지 않은 것 같고, 교사의 꿈을 놓고 싶지는 않아서 고민하다가 교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군요. 올해 선생님이 되셔서 행복했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아이들의 크고 작은 변화가 느껴질 때 가장 행복합니다. 아이들의 성장을 목격하면서요. 누구에게나 어려워하거나 힘들어하는 것이 있잖아요. 예를 들면, 1학년 때 학교 오는 것을 싫어해서 아프다고 자주 학교를 오지 않고, 성격이 소심해서 등교하고부터 하교할 때까지 친구들과 한마디도 하지 않는 아이가 있었어요. 그런데 이 아이들이 저와 친구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이제는 학교 오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할 때, 그리고 먼저 나서서 친구와 대화할 때 그 모습을 보면 참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혹시 학교에서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주변에서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애써주신 분들도 계실까요? 어떻게 하면 함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수업 중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도움을 주셨던 동료 선생님들이 생각납니다. 1반부터 6반까지 2학년 선생님들과 프로젝트 수업을 구상하고 그 흐름 중 하나로 각 반 학생이 섞여서 영화를 보려고 하는데 갑자기 저희 반만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아 곤란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반은 다 상영이 되고 있는데 저희 반만 늦게 시작하면 아이들은 끝까지 보고 싶어 하고 중간에 끊기는 게 싫을 텐데 하며 순간 당황했습니다. 혼자 고민하지 않고 바로 부장 선생님께 말씀드리니 전혀 당황하지 않으시고 대체할 장소 섭외, 컴퓨터 즉시 수리 요청 등 동 학년 선생님들과 빠르게 분업해서 상황이 일사천리로 해결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황은 했지만, 곧바로 동료 선생님들께 알리고 도움을 구했더라고요. 평소라면 다들 수업 중인데 폐를 끼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을 것 같은데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동료 선생님들께서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평소에 저희는 교실 문을 닫지 않고 서로 안부를 나누거나 아이들과의 일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거든요. 주변 선생님들께서 오늘은 어땠는지, 오늘 좋은 일은 없었는지 매일 여쭤봐 주셨고 그런 시간 덕분에 교사 간에도 라포가 형성이 되어 어려움이 있을 때 함께 해결하고자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올해 어떤 업무를 하셨어요?
부장님께서 대부분의 일을 하셔서 저는 올해 학급 교육과정 운영과 생활교육에 집중했습니다. 먼저, 학교 교육과정 운영으로는 2월 신학기 준비 기간에 동 학년 선생님들과 1년간 운영할 프로젝트나 교육활동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았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으면서도 깊이 있는 학습을 경험하게 하려고 애썼던 일주일이었습니다. 또, 생활교육을 위해 3월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학급을 세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시기에 학급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아이들의 일 년 학교생활이 안전하고 즐거우리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저는 학급 교육과정 운영과 생활교육에 집중했던 한 해였습니다.
교사는 아이들의 성장에 밑거름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사는 아이들의 지적, 정서적, 사회적 성장을 돕기 위해서 교재를 재구성하기도 하고, 학생이나 학부모와 상담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이런 성장을 돕는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것이 교사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 있다 보면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어떨 때 학교가 공동체라고 느껴지셨나요?
다모임이라는 소통의 시간을 가질 때입니다. 다모임에서 연초에 학교 교육 비전을 정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함께 모여 해결 방법을 고민하고 의논해요. 특히 고민에 관해 이야기할 때 선생님들과 교장 선생님께서 교육활동에 대한 무한한 지지와 응원을 보내 주셔서 공동체라고 느꼈습니다.
또 아, 이게 공동체구나 느꼈던 구체적인 장면이 있었는데, 올해 사회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잖아요. 우리 학교에서는 1학기 말부터 담임선생님들께서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혼자 고민하지 않고 함께 극복할 수 있는 SOS 시스템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거든요. 교실에서 교사가 혼자서는 하지 못하는 일이 있을 때 전화하면 바로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 수석선생님이 돌아가며 교실에 오셔서 함께 도와주셔서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장님들께서 가교 역할을 하시는 것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직접 관리자님과 소통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편안한 분위기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나 건의할 내용이나 더 나아질 방안을 이야기하고 나면 부장님들께서 회의 가셔서 전해주시거든요.
올해 선생님이 힘낼 수 있게 해준 말이나 상황이 있었을까요? 새넷 선생님들께도 함께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부장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저렇게 다채로운 응원의 말씀을 하실 수 있나 할 정도로 항상 응원해주시고 매일매일 저를 돌아보게 하는 말씀을 해주세요. ‘잘 해내고 계신다.’라는 말을 들으면 저 자신이 정말 잘하고 있나? 하며 부족한 부분도 다시 한번 고민하고 성찰하게 됩니다. 이런 성찰의 기회가 저를 더 힘 나게 해주어 발전으로 이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이 근무하시는 학교는 어떤 곳이 되길 바라시나요?
서로 존중하는 학교요. 존중을 표현하기 위한 소통의 방식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사와 학생 사이도 그렇지만 학부모와의 관계에서도 서로 예의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 서로 인사하는 것이 시작인 것 같아요. 다른 반 선생님이라고 인사를 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는데 서로 아는 사이가 되어 관계를 만들기 위해 인사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으신가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근무하면서 느낀 점은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보아야 아이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사람일 수 있겠구나.’ 였습니다.
또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교학상장’이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아이들의 마음가짐을 보며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 할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제가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주기도 하지만 저 또한 아이들을 통해 무언가 배워 함께 성장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2023 겨울 호 목차
1. 시론
2. 특집
3. 티처뷰
4. 이 책 한 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