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 토닥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나랑 Sep 23. 2024

[인생, 그리움]


엄마는 항상 성급하고,

늘 섣불리 판단해 버리는 

그런 사람이에요. 

밥 먹고 공부하려고 하면 

꼭 밥 먹을 때 말해요. 

“공부 좀 해라”

그러면 왜 꼭 하려고 했던 

공부도 하기 싫어질까요. 

짜증이 밀려오고 화가 났죠. 

남은 밥을 먹고 5분만 기다리면 

책상 앞에 앉은 딸내미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왜 항상 그 5분을 못 참을까. 

난 왜 그게 그렇게 화가 났을까. 

어렸을 때, TV를 절대 못 보게 하셨어요. 

심지어 리모컨을 들고 출근하신 적도 있죠. 

왜 못 보게 하는 걸까. 

TV를 보느라 공부를 못 할까 봐?

TV를 안 본다고 공부에 재능이 없는 내가

TV를 안 보는 시간에 공부를 할까?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못 한 거였고, 안 한 거였는데, 

그래서 더 납득이 안 되고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러니 더 아등바등 보려고 기를 썼죠. 

이런 사소한 것들이 켜켜이 30년 동안 쌓여서

이젠 반대만 하면 부정적인 생각부터 들어요. 

‘이 사람들은 사사건건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전부 마음에 안 드는구나,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다 못마땅 하구나‘

기억이라는 게 시간이 지날수록 

희석되고 왜곡된다고 하지만,

그때 그 순간 느꼈던 감정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상처로 남은 기억은 더더욱…… 

오래 참아온 감정들을 쏟아 낸다고 해서 

그들은 내 말을 들어주거나 미안해하기는 커녕, 

“지금까지 그걸 기억하고 있었냐” 라는 말로 

결국 또 다른 상처를 주더라구요. 

말해봤자 변하지 않을 사람들 탓만 하느라 

더 이상 내 인생, 내 감정, 내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 드네요. 

어쩔 수 없잖아요. 

드라마처럼 내가 다른 부모로 바꿀 수도 없고, 

마법을 부려 그들의 성격을 바꿀 수도 없는 거니까. 

내 성격을 바꾸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60년 세월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을 

내가 무슨 수로 바꿀 수 있을까. 

체념이 아닌 포기가 답일 때도 있어요. 

언젠가는 부모님이 그리워지는 날이 오겠죠. 

나를 낳아준 사람들이니까요. 

하지만 정확히는 그들이 그리운 것보다 

엄마, 아빠라는 존재가 그리워질 거예요. 

나르시시스트에, 성급한 그 사람 말고,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그 사람 말고,

비나 눈 오는 날 우산 들고 기다리는 부모,

내 밥 위에 생선 살 발라서 얹어주는 부모, 

예쁘지 않아도 예쁘다 말해주는 부모, 

자랑스럽지 않아도 자랑스러워해 주는 부모, 

그런 부모가 그리울 거예요. 

<그리움 - 나태주>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 신해철>

이 세상 살아가는 

이 짧은 순간에도 

우린 얼마나 서로를 

아쉬워 하는지 

뒤돌아 바라보면 

우리 아주 먼 길을 걸어왔네 

조금은 여위어진 

그대의 얼굴 모습 

빗길을 속을 걸어가며 

가슴 아팠네 

얼마나 아파해야 

우리 작은 소원 이뤄질까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난 포기하지 않아요 

그대도 우리들의 만남에 

후횐 없겠죠 

어렵고 또 험한 길을 걸어도 

나는 그대를 사랑해요 

조금은 여위어진 

그대의 얼굴 모습 

빗길을 속을 걸어가며 

가슴 아팠네 

얼마나 아파해야 

우리 작은 소원 이뤄질까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난 포기하지 않아요 

그대도 우리들의 만남에 

후횐 없겠죠 

어렵고 또 험한 길을 걸어도 

나는 그대를 사랑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