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아르바이트생이었던 나였다. 그저 시키는 일만 하며 어떻게 하면 농땡이를 피울 수 있을까 하는 궁리만 했다. 그렇지만 이번은 달랐다. 서울에서 해보고 싶은 일이 있지 않은가! 책임감 있게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알바가 아닌 정직원으로 '레스모아'라는 곳에 지원했다. 신발 멀티숍으로 국내에서 이름이 꽤나 알려져 있는 곳이라 생각해 기대를 안고 면접을 봤다. 알바로 했던 세일즈 경력과 자신감 있는 모습을 좋게 봐주셔서 면접에 합격을 했다. (그런 줄로만 알았다...)
합격을 한 후 보직을 전달받았다 '세일즈'파트였다.
"YES!" 속으로 외쳤다. 서울에 올라가기 전 좋은 경험이 될 거 같은 느낌을 받았다.
첫 출근은 합격전달을 받고 일주일 뒤였다.
"서울에 올라가기 전 자금 마련을 위해 처음 정직원으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일하게 되어 정말 감사합니다. 처음 경험해 보는 일이니 만큼 최선을 다해 배우며 업무에 임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영광입니다.라는 말이 입에 붙지 않아 감사합니다.로 말한 나의 인사. 그렇게 첫 출근 날 나의 인사를 시작으로 업무가 시작되었다.
점장님, 부매니저님 일반직원 3명 이렇게 총 5명의 직원으로 이뤄진 매장이었다. 부매니저님께서
상품들이 적재되어 있는 4개의 창고 위치, 오픈시간에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 마감때 해야 하는 업무 등 첫날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을 알려주셨다.
"지금 알려준 것들 기본적인 것들이지만 내용이 많아서 다 기억할 수 있겠어요? 내용을 조금 적어두는 편이 좋을 거예요" 매니저님이 알려주시면서 말씀하셨다.
"기억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 있게 나는 말했다.
"그래요? 그럼 내일 다시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 이때 메모하는 태도를 가졌어야 했다. 이 행동을 습관처럼 가지고 있었다면 자신감을 잃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다음은 상품을 보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멀티숍답게 다양한 브랜드가 있었다. 브랜드마다 상품을 보는 방법이 달랐다.
어떤 브랜드는 상품 바코드를 봐야 했고 어떤 브랜드는 상품코드를 봐야 했다. 매장에 적응할 때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하셨다.
"왜 상품 바코드만 보면 안 되나요?" 궁금증이 생겨 질문을 했다.
"브랜드에서 그대로 들여오는 상품들이 있고 레스모아 본사에서 임의로 상품코드를 부착해서 들여오는 상품들이 있어서 그래요" 매니저님이 설명해 주셨다.
"보통 한 달 정도 지나면 상품들이 적재되어 있는 위치와 상품들 보는 것에 익숙해지시더라고요. 응대를 빨리하고 싶다면 계속 보는게 좋을거에요. 헷갈리면 계속 물어봐요."
"2주 안으로 해결해 보겠습니다." 말은 잘하는 나였다.
대화가 끝나고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졌다. 들었던 내용을 머릿속으로 정리할 겸 매장 라운딩을 돌며 낯선 장소에 적응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 마이갓.."
내용을 정리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처음 알려주셨던 내용 중 창고의 위치가 기억나지 않았다. 분명 자신 있게 기억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하루도 아닌 고작 몇 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창고위치를 다시 한번만 알려달라고 말씀드려 볼지 말지 고민하는 사이 휴식시간이 끝났다.
자신 있게 말이라도 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생각하며 매니저님을 불렀다.
"저 매니저님..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