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를 하고 싶었단 말이다.
평소에도 유동 인구가 많지 않았던 거리에 코로나의 소식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거리에 사람이 더 줄었다.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자 매장을 지키는 지킴이의 역할을 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과연 난 서울의 가기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까?
과연 난 여기서 손님들을 응대할 수 있을까?
걱정을 하는 날도 많아졌다.
대구 신천지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
평소처럼 출근 준비를 마치고 집 밖으로 나가기 위해 현관문을 열었을 때
어머니가 나를 불렀다. "아들!"
"응?" 당황해하며 어머니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머니 손에는 흰색의 마스크가 있었다. 그것을 전해주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뉴스 보니까 대구에 코로나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더라. 전염성이 엄청 강하다고 하더라. 답답해도 착용하고 출근해"
평소였으면 괜찮다고 하며 마스크를 챙기지 않았을 테지만 불안함이 묻어나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니 챙길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을 만날 수밖에 없는 공간이니까 꼭 조심하고"
"네, 알겠어요! 걱정하지 마요!"
출근하는 길에 뉴스를 찾아보았다. 세계는 이미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으며 치사율도 높아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이러다 진짜 매장 문 닫는 거 아니겠지?"
일을 한 이후로 한 번도 응대를 하지 못했다. 가끔 방문해 주셨던 분들은 매니저님과 점장님이 응대를 하셨고 옆에서 서포터로서 참여했었다. 매장에 업무가 익숙해질 때쯤 세상에 자연재해가 발생했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며 매장 안으로 들어섰을 때 점장님과 매니저도 기사를 읽으셨는지 체념을 하신 듯 스마트폰만 뚫어져라 보고 계셨다. 하지만 뉴스로 인해 체념하신 게 아니라는 것을 곧바로 알 수 있었다.
"한 달 뒤에 본사에서 매장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해요. 그리고 오늘부터 브랜드 할인이 들어간다고 해서 가격 수정 작업이랑 분류 작업 해야 합니다. 추가적으로 매장이 문을 닫게 될 거 같습니다.."
점장님의 말이었다. 이게 무슨 일일까. 매장에도 재해가 발생해 버렸다.
"점장님 무슨 말씀이신가요?"
"사실 내년에 사업을 철수한다고 말을 해주긴 했어요. 한데 지금 상황이 너무 안 좋다 보니 시기가 앞당겨진 거 같아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다양한 손님들을 만나며 세일즈의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인생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시점이었다.
그래도 낙담하진 않았다. 월급을 받는 입장에서 보면 일의 강도는 줄고 돈은 똑같이 받아가게 된 것이니
마음가짐을 가볍게 하기로 했다.
폐점날을 기다리며 출근을 반복하고 있던 중 서울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창원에도 코로나 심하제? 니 서울 올라올래? 같이 살고 있는 룸메가 급하게 본가로 가게 돼서 방이 비는데 니 서울로 오고 싶어 했다가."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는 친구의 전화였다.
"내 아직 돈을 못 모았는데..?" 말끝을 흐리며 친구에게 전했다.
"개안타. 관리비만 내면 된다. 그리고 아직 시간이 좀 남아서 생각 있으며 말해도"
갑작스러운 친구의 전화 한 통으로 인해 생각이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