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꼭 다녀야 할까?

by 오오맘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평일 오후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찾기가 어렵다. 다들 학원 하나쯤은 다니기 때문이다. 그러다 중학생쯤 되면 공부학원을 안 다니는 학생 찾기가 어렵다. 보통은 수학과 영어는 기본으로 다니고, 그 외에 국어, 사회, 과학 등도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하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학원 숙제를 베끼고 있는 걸 보면 '학원을 다니는 건 너의 선택이야? 부모님의 선택이야? 혹은 반반이야?'라고 묻는다. 정말 솔직한 친구들은 부모님 때문에 다니는 거라며 본인은 직업계고에 진학하고 싶은데 부모님은 인문계고 진학을 희망하시며 그렇게 과외며 학원을 붙여주신단다. 부모님과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봤냐는 질문에는 부모님은 항상 완고하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자식 된 도리로 학원을 다녀줄 수밖에. 반반이라고 대답하는 학생들은 적어도 공부의 끈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 상태다. 주변의 친구들이 다니니까, 학원마저 안 다닌다면 뒤쳐질 거 같아서 등의 이유로 다니지만, 자기 주도적이라기보다는 학원에 끌려서 다닌다는 느낌을 받는다. 뒤이어 '학원비는 얼마 정도해?'라는 질문에 학원비가 얼마인지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는 게 의외였다. 학원을 다니고 있지만, 부모님이 내시기 때문에 본인은 학원비가 얼마인지 모른단다.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아마 부모님이 내시는 학원비를 알면 학원숙제를 베껴서 다닐 생각은 못할 텐데 말이다.


공부를 꽤 할 것 같은 학생들에겐 어떻게 공부하는지 물어본다. 본인은 OO과목이 부족해서 과외 혹은 학원을 다니고 있고, OO과목 같은 경우는 혼자 도서관이나 스터디카페 같은 곳에 가서 공부를 하는 편이다. 선행진도는 얼마나 나가고 고등 입학 전에는 얼마만큼의 공부량을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본인의 공부 스케줄에 대해 전체적으로 잘 파악하고 있다. 메타인지가 잘 발달한 학생들이다. 본인이 약점이라고 생각되는 과목도 알고 있고, 어떤 과목은 혼자 공부해야 더 잘 되는지도 잘 알고 있다. 이렇게 노력하면 가까운 미래에 얼마만큼의 양을 소화할 수 있는지도 물론 잘 알고 있다. 이럴 경우 고교진학, 대학진학도 꽤 구체적으로 정해놓은 경우가 많다.


중학생이지만 공부학원을 안 다니는 학생들도 꽤 있다. 부모님과 학생 모두 인문계고를 희망하지 않을 경우가 그렇다. 이런 경우, 진로가 확실한 경우가 많다. 미용, 제과제빵, 네일아트, 애견미용사 등의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은 관련 자격증을 공부하고, 그에 관련된 학원에 다니는 경우다. 이런 경우 진학도 비교적 쉽게 결정한다. 직업계고에 본인의 진로와 연계하여 과를 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건, 안 하건 학생들은 부모만큼 본인의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산다. 내가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 더 가까이는 어떤 대학을 진학해야 할지 등의 고민이 없는 학생은 없을 것이다. 고교학점제라는 것이 시행되면서 미래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확실하게 정해야 하는 시기가 앞당겨졌다. 라떼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진로가 어렴풋이 정해진다면, 요즘은 전략적으로 수업을 들어야 하고, 성과를 내야 대학입시를 원활하게 할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등장한 것이 학원이라는 것이고, 그 학원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 것인가는 학생 개개인에 달려있다. 부모의 강요로 다닐 수도 있고, 학생의 선택에 의해 다닐 수도 있다. 학원비가 만만치 않은 요즘 부모와 자식 간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질 수 있다면 복잡한 진로 선택의 길도 조금 더 단순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나저나, 우리 아들과 딸은 고작 1개 다니고 있는 피아노학원의 학원비를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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