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여름방학 삼시세끼

by 오오맘

여름방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큰 아이가 5학년이니 방학이 처음도 아니건만, 괜히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더 많아지는 느낌이다. 학기말이 되면, 모두가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성적마감이 끝난 선생님들도, 방학식 전까지는 평가가 없다는 학생들도 모두가 느긋한 마음으로 학교에 왔다 간다.


학교에서는 느긋한 마음일언정, 부모의 입장은 다르다. 이번 방학엔 어떻게 보내야 더 의미가 있을까, 하며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다. 여름방학은 겨울방학보다 비교적 짧지만, 그럼에도 그 한 달을 어떻게 보내야 좋을까, 생각한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방학특강을 많이 찾아봤었다. 주로 도서관에서 하는 방학특강을 많이 했었는데, 방학특강을 여러 본 해본 결과 꾸준히 하는 게 아니라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많다 보니 뭔가를 길게 이어갈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크고 나서는 방학특강을 찾는 일보다는 방학 내내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방학이더라도 루틴이 있는 것은 아이들과 나로 하여금 안정감을 준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본인이 해야 할 일이 있어야 그나마 늘어지지 않고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날씨가 이렇게 더워지는 여름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늘어지기 십상이니까.


이번 방학엔 저번 방학에 이어서 요리 실습도 계획해 본다. 방학하면 엄마들의 최대고민이 삼시세끼다. 그 삼시세끼를 나눠서 부담하는 것이다. 명목은 '너희도 언젠가는 어른이 되어 혼자 밥을 해 먹고 오는 시기가 온다. 그 시기를 위해 미리 연습을 해보자!'라는 미끼를 던지면 아이들은 수긍하며 하루 한 끼를 나눠서 분담한다. 나머지 두 끼는 엄마가 하고, 아이들은 격일로 한 끼씩만 하면 되므로 큰 부담은 없지만, 아이의 성향에 따라 아주 극명하게 나뉜다는 것을 발견했다. 요리에는 관심이 전혀 없는 아들은 그 한 끼도 굉장히 부담스러워하는 반면에 딸은 한 끼를 손꼽아 기다린다. 완벽한 재료준비와 레시피를 찾아서. 쌀도 어떻게 씻어야 할지 모르던 아이들이 시간은 꽤 걸리지만,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밥을 안친다. 칼질이 위험해 전전긍긍해했던 나도 익숙해지는 아이들을 보며 시작 전에만 주의를 주고 기다려준다. 아이들은 내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존재다. 시작할 때는 '내가 했으면 벌써 해 먹고, 치웠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몇 번 알려주다 보면 나보다 더 나은 순간도 생긴다. 학교에서는 하기 어려운 활동들을 집에서 하나하나 여유롭게 해 볼 수 있는 방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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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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