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은 수영 경기 종목의 하나로 특별히 헤엄치는 방법은 제한이 없다. ∙∙∙ 자유형이라고 하는 형태의 영법도 있다고 하는데 이는 맞지 않는 말이다. 대부분 자유형 종목에서 사용되는 크롤 영법을 가리킨다.' 위키피디아에서는 다음과 같이 자유형을 정의한다. 한국에서는 크롤보다는 자유형이라고 보통 부르는 거 같지만 말이다. 자유형 경기는 이렇게 사전에서 정의하는 것처럼 단순하다고 하면 단순하고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거 같지만 말이다.
나는 자유형 선수였다. 수영 선수 시작할 때는 평영 선수였지만 말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평영을 하고, 중학교부터 자유형으로 종목을 바꿨다. 자유형 대회를 뛰기로 결정한 후 훈련을 할 때는 정말 괴로웠다. 나보다 2살 위로 선배를 쫓아가지도 못했고, 훈련 스케줄도 소화하기 어려웠다. 그 당시 코치는 2살 위에 선배를 내 뒤에서 출발하게 했다. 무슨 훈련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훈련 처음 시작부터 당연히 그 선배에게 잡히면서 훈련을 시작했고, 곧바로 고함소리가 들려와서 울면서 훈련을 했었다. 2살 위로 선배는 상당히 설렁설렁하는 느낌으로 나를 따라잡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안 힘든 척을 했던 거 같다. 어쨌거나 상당히 별로였던 선배였다.
자유형은 경쟁이 매우 심한 종목이기도 하다. 대회를 뛰면 가장 조가 많다. 참고로 1조에는 8명이 출전한다. 그래서 국내 대회를 뛸 때는 조금 답답하기도 했다. 긴장되는 마음에 빨리 뛰고 끝내고 싶은데 조가 5조 6조가 넘어가면 상당히 오랜 시간을 소집실에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도 일반부로 오면 인원이 매우 줄어들어서 다른 종목들과 엇비슷해진다. 당연히 대학에 가면서 진지하게 수영을 하기 어려워졌거나 실업팀과의 계약에 실패한 선수들이 생기기 때문일 것이다. 앞서 자유형이 경쟁이 매우 심한 종목이라고 표현했는데 세계시합도 그런 경향을 타는 거 같다. 세계선수권 선발전에서 국내 1등 2등 선수를 데리고 가겠다고 말했던 그 당시 수영연맹은 갑자기 세계 랭킹 100위 안에 들어가는 선수만 데리고 간다.라는 조건을 달았었고 101위였던 나는 가지 못했다. 0.01초로 못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0.01초 단위로 등수가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뭐 누군가는 말할 수 있다. 100위도 안되는데 국제 대회를 뛴다고? 말이다. 그러나 국제 대회도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아야 기록을 줄일 수 있고,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사실, 스스로 찔려서 얘기하는 거 맞다.
수영장에 가면 처음 배우는 종목도 자유형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종목 선수들도 자유형 시합을 많이 나오기도 하고, 또 잘한다. 굉장히 당황스러운 경우지만 말이다. 자유형 선수들끼리도 밥그릇 경쟁이 치열한데 정작 자유형 선수들은 밥을 조금만 먹을 수 있는 경우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럴 때는 정말 '본인 종목에서 더 활약해 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수영장에 제일 처음 가면 대부분 배우는 것이 수영장 벽에 하체만 물에 담그고 몸을 반만 걸친 체 엎드려 발차기 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스갯소리로 수영을 처음 배우로 가면 물안경을 가지고 갈 필요가 없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자유형은 기본 중에 기본이 되는 종목인 것이다. 그러나 스킬적으로 들어가면 참 알다가도 모르겠는 종목이다. 뭐 수영이라는 종목이 전반적으로 그렇지만 말이다. 정말 힘으로 수영하는 거 같은데 기록은 어마어마하다. 물속 영상으로 봐도 특별한 스킬이 보이지 않는다. 사실 그런 선수들은 매우 타고났다고 생각한다. 특히 초단거리 선수들 말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나와 같이 대회를 뛰었던 후배 중에 한 명은 자유형 동작이 너무 예뻐서 나도 저런 자세를 가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정말 인류선수들의 자세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동작이 더 별로였던 내가 더 기록이 좋았었다. 이것도 참 아이러니다. 왜 걔가 나보다 느렸던 거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언젠가 그 친구에게 '너는 수영을 참 잘해'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황당한 표정으로 '기록은 형이 더 빠르잖아요!'라고 말했다. 선배라 다행히도 욕을 안 했던 거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