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는 일상의 물결.
야간 근무를 마치고
어둠이 내려앉은 10시 반.
보통의 날들이 고요하게 흐르는
지하철 역 대합실.
빛바랜 시간의 틈새에 머물고 있었지.
멀쩡하게 생긴 남자가
내 옆에 앉더니 조용히 묻는다.
"시간이 있어요?"
왜 나에게 시간을 묻는 걸까?
"왜요?"
나도 조용히 되묻는다.
"밥 먹었어요?"
갑자기 실소가 터졌다.
어디서 나오는 웃음인지 나도 몰라.
나이 사십을 넘어선 내가,
이런 일로 웃게 될 줄이야.
정신이 나간 건 아닌지 의문이 들지만
일상의 작은 해프닝일 뿐,
눈길 줄 필요 없이 자리를 떴다.
보통의 날들 속,
작은 일탈이 스며들어
살며시 미소를 남겼다.
그러나,
무서운 세상 속
언제나 경계는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