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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생각

그냥 좋았다.

가을산이 건넨 인사

by 서은


작년까지만 해도,

등산 스틱은

괜히 거추장스러운 물건이라 생각했다.


오늘은 스틱 두 개를 양손에 쥐고 산에 올랐다.

나이를 먹은 건지, "세상 편하네."

앞으로 이렇게 걸으면 되겠구나 싶었다.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걷다 보니

차가운 공기가 폐 속 깊숙이 들어오고,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발밑에선, 낙엽이 바스락거렸다.


그냥, 좋더라.

이 모든 걸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지금 이 몸으로,

지금 이 순간을 ,

있는 그대로 누릴 수 있어서


이게 행복이구나.






가을산책 Jeongmu

가을산책

https://youtu.be/AhN2JMMiS4A?si=gs31VLnwMAw-skUO

름은 천천히 흘러가네

바람은 내 볼을 스쳐가네

나무는 노랗게 물들어 가고

그 아래 길은 끝이 없네


걸어봐 걸어봐 가을속을

어디든 좋아 어디든 가자

햇살이 춤추는 이 계절속에

우리는 가벼운 발걸음




낙엽이 속삭여 들려주네

지난 계절 애기를 말해주네

발끝에 부딪힌 작은 돌맹이

그것도 나를 따라가네


저기 저산 너머엔 뭐가 있을까

호기심이 나를 잡아끄네

길을 잃어도 좋아 이순간은

그냥 흘러가는대로


걸어봐 걸어봐 가을속을

어디든 좋아 어디든 가자

햇살이 춤추는 이 계절속에

우리는 가벼운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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