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나태주
별일 없니?
네
별일 없어?
네, 없어요
정말 별일 없니?
아무 일도 없다니까요
정말 별일 없는 거니?
네, 별일 있어요
뭔데?
자꾸 이렇게 전화 걸고 그러시는 것.
나는 오랜만에 연락하는 친구에게 "별일 없지, 잘 지내지"라고 묻는다.
그 말속에는 안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없다.
별일 없이, 무탈하고 평범하게 지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태주 시인의 이 시에서도 그런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시인은 따로 사는 자녀에게 전화 한 듯하다.
"별일 없니", "네"라는 짧은 대답 하나로는 안심할 수 없어 자꾸 물어본다.
"잘 지내고 있어요, 일이 많아서 바빴어요. 아버지는 건강하시죠?"로 답을 했다면
같은 말을 반복하여 묻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시를 읽으며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나는 엄마에게 어떤 자녀인지.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한 요즘이다.
"별일 없지?"는 "너를 생각하고 있어?, 갑자기 네가 생각났어"의 다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