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아이와 시 쓰기 공저하기

최연소 작가 만들기에 개나 줘 버린 인내심

by 한효원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누나의 수행평가 주제가 봄이라는 말을 듣더니

그 자리에서 쓱쓱 시를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독창성 기질을 가진 아이라서

항상 독특하고 상상력 반짝이는

생각을 하는 아이인걸 알았지만

시를 써 내려가는 모습에

다시 한번 잊고 있었던

' 혹시 천재 아냐'.

했었던 기억이 떠 오르고

나는 기대하기 시작했다.


공저를 함께 했었던 작가님의 추천으로

아들과 함께 시 쓰기 공저에 참여하기로 했다.

중학교 아들과 엄마

초등학교 6학년 딸과 엄마가

함께 공저에 참여했다는 것을 알았던바

나는 아들에게 제안했다.


"엄마랑 이번에 시 쓰기 공저해볼래?

네가 하면 최연소 10살 작가야.

너는 소질이 있는 것 같아."

"그래? 그럼 나도 좋아."

흔쾌히 하겠다는 쿨한 반응에

나는 출간회에서 우리의 모습이 상상되기 시작했다.

공저책을 쓰는 과정은

글쓰기를 처음 하시는 분들이 많기에

작가님이 툴을 주고 그 형식에 맞춰서

써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드디어 공저 쓰기 첫날 토요일 6시 반

새벽에 졸린 눈을 비비며

노트북 앞에서 줌을 바라보는 아들 대견하기도 하고

새로운 경험을 즐기는 모습이다.

하지만... 줄줄줄 써 내려가던

그 아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뻔하디 뻔한 글을 쓰는 아이에 모습에

실망 한 건 사실이었다.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아이가 쓴 글을 고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꾸 아이에게 지적하기 시작했다.

" 여기에서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건 어때?

그때 감정은 어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써보자."

아이도 형식에 맞춰서 쓰고는 싶지만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글을 더 쓰기가 어려운 모양이었다.

결국 글쓰기 시간은 눈물바다 시간이 되었다.

아들은 울면서 글을 완성했다.


내가 이러려고 공저를 하자고 한 건가?


후회막급이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들의 10살 최연소 작가되기를 꿈꿨지만

개나 줘 버린 인내심은

결국 새벽부터 눈물 한바탕 작가를 만들어냈다.

함께 공저를 하시는 작가님들은 입을 모아 아들을 위로했다.

'새벽에 일어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잘한 거야."


그래...

내가 잘못했다.

기대는 실망을 가져오는 법


내가 정말 원하던 것은 아들과 즐겁게 글을 쓰는 것이었다.

아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해야겠다.

엄마의 욕심 때문에 상처받지 않았는지

엄마와 함께 일어나 있어 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맙다고 진심을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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