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떨어지자 일제히 가롯 유다에게 눈이 쏠렸다. 그 때, 단 한 사람 가롯 유다만이 떡을 집어먹으려 손을 뻗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다는 마음에 찔리는 것이 있는지 금방 얼굴이 흙빛이 된 채 슬금슬금 뒷걸음질쳤다. 그 날 밤, 예수는 로마의 군사들에게 끌려갔다. 가롯 유다가 은 삼십 냥을 받고 예수를 팔아넘겼던 것이다.
예수와 열두 제자들의 이 마지막 만찬 장면을 그린 것이 다빈치의 <마지막 만찬>이다. 전체적으로 열두 명의 제자들은 모두들 술렁대며 불안과 공포에 떠는 모습이다. 이와 달리 예수는 자기의 운명을 이미 알고 있다는 듯 몹시 잔잔하고 편안한 얼굴이다. 이런 대조적인 모습 또한 이 순간의 긴장과 극적 효과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사실 이 작품은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유명한 걸작이라 더 말해봤자 사족일 뿐이다. 그런데 이 그림을 매우 재미있게 해석하는 책이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을 소재로 삼은 <다 빈치 코드>이다.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밀리언 셀러다. 이 책은 다빈치의 그림 속에 숨겨진 암호 같은 메시지를 추리 형식으로 해독해나가는 소설인데, <마지막 만찬>에도 그런 암호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그 비밀을 품고 있는 것이 바로 예수 왼쪽에 고개를 갸웃이 비틀고 있는 인물이다. 이 인물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이며, 이 여인이 예수의 아내인 막달라 마리아라는 얘기다. 가만히 살펴보면 그 자태가 여자 같기도 하다. 기독교인들은 예수가 결혼을 했다는 소리에 펄쩍 뛰며 반발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소설 속의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또 하나의 비밀 코드. 눈썰미가 좋은 분들은 그림을 눈여겨 보시라. 그림 속에 이상한 것이 있다. 예수 바로 왼편에 있는 세 사람의 손동작을 잘 살펴보시라. 베드로가 ‘그게 누굽니까?’ 하고 묻듯이 얼굴을 들이밀자, 거기에 떠밀려 가롯 유다가 탁자로 몸이 기울어진 모습이다. 그 뒤쪽으로 칼을 쥔 손이 하나 불쑥 나와 있는데, 이 손은 아무리 봐도 임자가 없다. 위대한 천재의 어이없는 실수일까? 아니면 또 다른 의미와 상징이 숨어있는 것일까?
<다빈치 코드>에서는 여기에도 심오한 상징이 숨어있다고 말했지만 사실 이 손은 베드로의 손이다. 그림이 낡아 선명하지 않아서 그럴 뿐 베드로가 손을 뒤틀어 칼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베드로는 예수가 체포될 때 병사의 귀를 칼로 자른 것 때문에 대부분의 그림에서 칼을 쥐고 있는 인물은 베드로를 상징하고 있다.
ㅡ 이 그림에서는 손의 윤곽이 더 선명하다.
* 지옷토 <유다의 입맞춤> - 유다의 입맞춤을 신호로 로마의 병사들이 예수를 체포하는 장면이다. 그림 왼편에 베드로가 칼로 병사의 귀를 자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