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결혼 일기 - 1월 31일 자
또각또각. 별이 흐르는 소리가 마치 시계 바늘 돌아가는 소리처럼 들렸다. 또각 또각. 그의 발소리와도 같았기 때문인지 그 소리가 우리의 이별을 재촉하고 있긴 했었다. 그와 함께 별 헤던 밤의 아름다움과 다시 오래도록 헤어져야만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마음 아파 흐르는 눈물이 뒤섞여서, 마냥 흘러가기만 하는 붙잡을 수 없는 시간에 대한 덧없음에 별조차 한탄하는 소리일 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흘리는 눈물에는 여러 가지 이유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내 눈물이 하는 말에 나는 귀를 기울였다.
다시 없을 추억을 만들어준 그에 대한 감사임은 확실했다.
우리가 함께 한 날과 앞으로 함께 할 날이 기약 없음에 흐르는 슬픔일 수도 있겠고,
다시 만날 날을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오랜 기다림에 흘러내리는 서러움일 수도 있겠다.
"꼭 다시 오자. 꼭 다시 올게."
그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잠시만 안녕할게. 오래 걸리지 말자."
"오늘 우리가 바라본 별자리가 다시 돌아오는 날, 우리 여기로 돌아오자."
그러나 나는 그 별자리를 기억하지 못했다. 잊혀졌거나 혹은 입력이 안 됐거나. ^^ 그저 아름다웠지 하는 감성만 남은 채 그의 약속과 별자리는 잊혀졌건만......
어느 날 문득 별의 약속과 아무 상관없는 누군가가 들려주는 별자리 이야기에 사연있는 사람처럼 하염없이 눈물을 쏟은 것은 아마도, 그 날 내 기억에선 휘발되었던 별자리가 내 가슴에 와 자리를 옮겨 앉아 있었던 모양이다.
다른 사람을 만나고 다른 사람과 나누고 있었던 모든 시간 속에 그를 잊었다고 생각했다가도 문득....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별자리가 빛을 찾았다 빛을 잃었다 하는 그 시간처럼....
그는 늘 내 안에 있었다.
아쉬움에 겨우 토해내듯 한숨 쉬고 나면
그럴 때면 가끔 나는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차마 나라는 걸 밝힐 수가 없어서 발신인을 알지 못하게 공중전화로.
목소리를 들으면 숨을 쉴 것 같았지만....
그저 보고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