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필하모니는 월요일 휴무인데 월요일부터 연습이 있었다.
늘 그랬듯 이번 주도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드보르작 심포니 7번과 바르톡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을 크리스티안 테츨라프가 연주한다. 이를 위해 월요일 오전 2회 직무, 화요일 2회 직무, 수요일 오전 최종리허설 수요일 저녁부터 토요일까지 4개의 다른 장소에서 같은 프로그램으로 연주한다.
나는 이번 일정에서 목요일과 금요일의 투어 연주인 리히텐슈타인의 수도 파두츠와 칼스루에를 담당했다. 이 연주를 위해 전세버스로 만하임에서 파두츠 인근 오스트리아 숙소까지 휴식시간 45분 포함, 6시간 정도 소요됐다. 연주 일정이라 리히텐슈타인에 머무르는 시간은 17시부터 22시까지 5시간뿐이었다.
금요일도 마찬가지였다. 오스트리아에서 칼스루에까지 전세버스로 6시간 이상 소요됐다. 도착 후 3시간 휴식, 무대 리허설 30분, 연주, 만하임에는 23시에 도착했다. 일정 마지막 날인 오늘은 마인츠에서 연주한다.
콘서트 오케스트라는 왜 이렇게 많은 투어 연주를 할까? 극장 오케스트라가 오페라와 발레 작품의 반주를 중심으로 극장 내 공연장에서 주로 연주한다면 콘서트 오케스트라는 대부분 전용 홀이 없고, 지역 객연 연주홀의 상주 단체로 활동하며 동시에 타 지역의 초청을 받아 투어 연주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혼합 모델도 있다.) 필하모니의 연주 일정이 많다는 것은 초청을 많이 받는다는 의미이며, 이는 인텐단트의 능력을 보여준다. 또한 투어 연주는 오케스트라의 실적과 수익에 긍정적으로 반영된다.
하지만 오케스트라가 출연료를 받아도 연주를 위한 객원 연주자 출연료(20명쯤 섭외했음), 호텔(여기는 거의 다 개인실), 전세버스 등의 비용을 제외하면 큰 수익이 남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케스트라는 소도시에도 양질의 공연예술 서비스 제공 임무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는 독일의 문화지형이 만들어 낸 공적자금으로 운영되는 콘서트 오케스트라의 역할이다.
p.s. 리히텐슈타인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작은 나라로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위치해 있다. 국민 인구가 4만명이 안되며 수도 파두츠에는 약 6000명이 거주한다. 스위스 은행과 관계된 금융인이 많아 아주 부유하다고 한다.
버스 운송기사 단체협약에 따라 주행 4시간 반마다 45분 휴식을 지켜야 한다.
연주자들이 컨디션 관리를 정말 잘하는 것 같다. 돌아다니는 거 안 좋아하는 사람이 콘서트 오케스트라 단원 생활하기는 힘들 것 같다.
[제 글의 인용이 필요하면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