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공예술기관의 3가지 법적 형태
독일의 공공극장과 지자체, 국립 오케스트라는 각 기관의 정관 또는 법령에 의해 법적형태가 결정된다. 이는 필수적인 법적 틀을 정의하고 소유주(주주), 즉 국가 또는 지자체와 극장 간의 관계를 규제한다. 법적 형태에 따라 극장 경영진의 책임뿐만 아니라 감독, 관리, 책임 및 운영 방식과 의무가 결정된다. 각 기관에서 결정된 독일 공공예술기관의 법적 형태 8가지 중 핵심적인 3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관리감독운영법인 (Regiebetrieb)은 각 도시, 지자체, 연방정부, 특수목적 협회등의 공기업 및 행정부 운영의 한 형태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지방 자치 단체의 운영법인이다. 지자체의 강력한 감독을 받으며 각 시 재무부의 지침을 따른다. 1995년까지는 155개의 공공극장 중 절반 이상이(82개) 정치와 행정의 영향력이 가장 큰 관리감독으로 운영되었다. 2009년 이후 140여 개의 극장 중 31개로 줄었으며 현재는 22개에 불과하다. 소유주인 지자체의 영향력은 줄이고 특히 인사 정책과 경제적인 측면에서 자율성을 강화하는 변화 과정의 결과이다.
관리감독운영의 대안으로 자가운영방식 (Eigenbetrieb)이 있다. 이는 자체 법인격이 없는 특별 자산으로 일반 행정이 외부에서 관리되는 지방 자치 기업으로 정의된다. 다시 말해 조직적 독립성은 있지만 법적 독립성은 없다. 법인격이 없다는 것은 시의회가 자체 기관의 설립 및 해산뿐만 아니라 기관(기업)의 전략 및 인사 관리의 중요한 문제를 결정한다는 사실로 표현된다. 통계에서 보면 자가운영 공공극장은 1995년 18개, 2009년엔 32개로 14년 사이에 거의 두배로 늘어났다. 하지만 현재는 28개로 줄어들었는데 이는 관리감독운영법인에 비해서 자체 운영이 가능하지만 여전히 지자체의 영향력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가운영형태가 '공공 행정 내에서 극장을 독립시키는 것'이라고 본다면 다음에 소개할 유한책임회사(GmbH 약칭)는 '공공 행정에서 극장을 분리하는 것'이다. 독일 법률에 따라 주식회사 범주에 속하는 사단 법인을 위한 법적 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 독일 GmbH는 세계 최초의 유한책임회사 형태 중 하나로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 유사한 법인 형태가 존재한다고 한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 독일 극장의 경제화 단계에서 법인 형태의 변화를 요구했다. 부족한 자원을 이전보다 더 '최적으로' 사용하고, 자금 사용에 대한 통제를 개선하고, 후원과 기부를 통해 새로운 재원을 창출하고, 사단 법인 형태를 통해 민간 부문 수단을 도입하려는 정치인 및 일부 행정 책임자의 열망과 관련이 있다. 실질적으로 초반에는 이러한 열망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점차적으로 새로운 경영 관리 수단의 도입과 병행하여 유한책임회사(GmbH)로 전환되었다.
정리하자면 GmbH 법인 ▲공공극장의 주주는 지방 자치 단체, ▲의사 결정은 주주 총회, ▲감독 이사회 및 경영진의 운영은 지방 당국의 계획과 무관하게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의사 결정, ▲책임은 경영진 또는 감독위원회에 있다. 물론 이론적으로 파산의 위험도 있지만 지자체로부터 70% 이상의 공적기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일어날 확률은 상대적으로 적다.
책임 기관의 예산이 넉넉한 곳, 특히 일부 연방주와 독일의 대도시에서 주립 극장이나 시립 극장이 수십 년 동안 유한 회사로 운영되어 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상호 신뢰의 분위기, 극장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에서 민간 기업 모델은 부인할 수 없는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첫째, 행정부는 유한책임회사의 일상적인 업무에 사실상 개입할 권리가 없으며, 대표이사는 준법률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둘째, 유한책임회사의 복식부기는 비용과 수입을 보다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해 주며, 회사의 자산과 관련하여 결과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극장 경영진은 예산 내에서 우선순위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동반한다. 셋째, 법적 형태는 단체 교섭 정책 측면에서 독자적인 경로를 따를 수 있게 해 준다. 그러나 유한회사의 운영상황에 따라 이러한 장점은 너무 빨리 상쇄되거나 심지어 역전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법적 형태에 관계없이 공공극장의 운영 주체는 '공기업'으로서 지방 자치 단체가 소유한다고 앞서 언급했다. 적어도 독일에서는 문화예술 자금이 계속 지원되어야 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한책임회사가 넘쳐나면서 달라진 유일한 점은 업무의 수행이 법적으로 민영화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극장의 성패에 대한 책임이 극장과 경영진에게 집중된다. 따라서 유한책임회사는 대부분 예술파트와 운영관리파트를 더욱 명확하게 구분한 공동대표체제로 운영된다. 특히 운영파트는 대부분 예술경영과 음악, 문화, 법 등을 복합적으로 전공한 전문 경영인이 이끈다.
간혹 감독운영, 자가운영극장이 비영리 유한책임회사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공공극장의 민영화로 잘못 해석되기도 하는데 이는 실질적인 민영화를 수반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실질적 소유주인 지자체, 시, 국가의 영향력은 그대로 유지되므로 극장은 여전히 공공 기관이다.
현재 유한책임회사의 법적형태로 운영되는 공공극장은 1995년 기준 34개, 2009년 48개, 2021년 무대협회보고서 기준 51개(비영리유한책임회사법인(gGmbH) 포함)로 극장이 26년 사이에 14개가 줄었음에도 유한책임회사법인형태는 늘어났다.
이제 어떤 법적 형태가 가장 이상적인가?라는 질문이 남아 있다. 이 질문은 현재의 문화 및 지자체의 재정 상황, 그리고 무엇보다 극장의 미래 전망과 지자체의 의지에 따라 다르다. 어떤 형태든 이상적일 수 있으며 각 법적 형태는 그 적절성과 유용성에 대해 정기적 검토를 통해 답할 수 있다. 알맞은 법적 형태는 분명 극장의 변화와 영속성을 위한 중요한 동기가 된다.
보수적인 공기업의 관리감독운영과 자율성과 책임이 동시에 주어지는 유한책임회사 그리고 공공 행정 내에서 극장을 독립시킨 자가운영방식. 한국의 국립, 시립 예술기관에 적용한다면 어떤 형태가 가장 적합할지 생각해 볼 만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2023년 6월 18일 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수정보완하였습니다.
[참고자료]
T. Schmidt: Theater, Krise und Reform, 2017
T. Schmidt: Theatermanagement,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