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ltur für alle
독일의 문화 정책은 지난 70년 동안 나치시대와 전쟁, 분단과 재통일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사건과 함께 변화를 겪었다. 나치정권에서 파시즘의 도구였던 문화는 전쟁 후 고급문화에 맞춰진 엘리트주의가 지배했다. 이후 문화재를 보존하고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적극적 문화 정책'이 우세했었다. 분단의 시대에는 주변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독일도 1968년 사회개혁운동의 영향을 받았다. 1969년에 재출간된 아도르노와 호크하이머의 '계몽의 변증법'은 사회적 문화민주주의를 비롯해 학문영역에서도 큰 영향을 미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1970년대에는 68 운동의 정신을 일상에서 구현하고자 사회문화(Soziokultur)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이는 예술과 일상생활의 연관성을 의미하며, 한 사회의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이해관계와 필요의 총합으로 여겼다. 또한 사회문화는 사람들이 스스로 보다 성공적인 삶의 이미지를 창조하고 그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참여 문화와 해방적인 문화적 실천을 지원한다고 정의한다.
68 운동은 정치적으로는 실패했으나 문화적으로는 성공했다고 평가된다. 사회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예술로서의 문화의 중요성은 많은 철학자들에 의해 담론화되어 다음과 같은 사회문화의 원칙을 담게 된다.
- 모두를 위한, 모두와 함께하는 예술과 문화이며
- 모든 사람은 예술가이자 예술은 다양성을 원칙으로 한다.
- 문화 참여 활성화와 학제 간 융합,
- 고급문화와 아마추어 예술의 경계를 없애는,
- 사회를 위한 커뮤니티이자 만남의 공간으로써의 문화
1970년대 후반부터 독일은 프랑스 구조주의와 함께 포스트 모더니즘과 다양한 이질적 개념 등 새로운 혼란의 시대로 접어든다. 1990년대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마침내 통일조약을 통해 수십 년 전 기본법 전문에 명시된 "민족과 국가의 통합을 보존한다"는 의무를 현실에서 이행할 수 있게 되었다. „분단의 세월 동안 예술과 문화는 독일에서 두 국가의 상이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통합을 위한 기반이었다."고 독일 통일 확립 조약에 명시되어 있다.
이후 문화정책은 세계화의 확산을 배경으로 '국가 목표로서의 문화'와 '공공서비스로써의 문화'라는 주제로 논의되었다. 이 논의의 원동력은 2003년 베를린에서 열린 '연극 동맹' 회의에서 당시 연방 대통령 요하네스 라우에 의해 공론화되었다.
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모든 정부적 차원에서
문화를 의무적인 과제로 삼는 것입니다.
Wenn ich mir etwas wünschen könnte,
dann wäre es die Verankerung von Kultur als Pflichtaufgabe
auf allen staatlichen Ebenen.'
훗날 문화부 장관이 된 크리스티나 바이스와 독일 연방회의 의장 노르베르트 라머트도 비슷한 어조로 언급했다. 마침내 독일 연방의회는 문화 정책의 과제를 공식화하고 구체화하기 위해 2003년에 '독일의 문화' 위원회를 임명하여 다음과 같은 필수 과제를 정의했다.
- 문화 제도 수립 및 유지를 통한 문화 인프라 확보,
- 예술, 문화 및 문화 교육 증진,
- 문화 행사의 착수 및 재정 지원, 그리고
- 예술가, 문화계 종사자, 시민 참여, 독립 문화 및 문화 산업을 위한 적절한 기반 여건을 조성한다.
장르, 세대, 세계관, 역사와 미래, 전문가와 아마추어, 비즈니스와 여가, 예술과 교육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사회문화가 매개의 개념 '다리를 놓는다'는 원칙은 이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학자들에 의한 문화예술의 철학적 담론을 비롯해 깨어있는 시민과 예술가, 그리고 그 시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인들까지 독일이 국가 브랜드로서의 문화예술 정책을 보완해 나가는 동력이다. 엘리트만을 위한 예술은 과거형이다. 'Kultur für alle'는 높고 고귀한 신분을 가진 사람만이 아닌 '모두를 위한 문화'이며 현재형이다.
[참고자료]
T.Schmidt: Theatermanagement, 2012
A.Klein: Kulturpolitik, 2009
https://de.wikipedia.org/wiki/Soziokultur
https://de.wikipedia.org/wiki/68er-Beweg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