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선생님, 진짜 리스펙!"
동료선생님들과 이런저런 운동과 다이어트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지막은 리스펙 한다는 말로 끝맺게 된다. 누군가에게 인정이나 칭찬을 받기 위해 달린 것이 아닌데, 최근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정말 대단하다", "갓생이다", "멋지다"와 같은 찬사이다. 사실 나는 아직도 달리기를 잘한다는 확신이 없는데 그럴 때마다 듣는 이 말들이 조금 낯설게 다가온다. 몇 개월 전만 해도 운동할 시간이 여의치 않아 새벽 일찍 운동한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범접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끼며 지나쳤었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리스펙 받을 만한 건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단지 멈추지 않고 이어왔다는 사실뿐이다.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해나가고 있는 기록을 볼 때마다 땀에 젖어 숨이 가빴던 새벽 공기가 문득 떠오른다. 오늘도 해냈다라는 뿌듯함과 성취감, 그리고 후련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골목을 돌아 시원한 바람을 맞을 때의 기분은 정말 좋다. 달리기를 한다고 해서 삶이 거창하게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 순간만큼은 하루의 작은 조각들이 특별한 의미로 빛난다. 그 작은 의미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달리기를 하며 뭐가 변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하지만 그건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변화는 눈에 띄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 일상 구석구석에 스며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분명한 건, 나는 아직 100일을 막 채운 초보 러너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더 낮은 마음으로 더 꾸준히, 더 성실히 달려야 한다. 내일은 다시, 100일 하고도 1일인 새로운 시작의 날이니까.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나의 작은 변화와 과도한 감상을 브런치에 적으며 다시 마음을 다잡곤 했다. 기록의 힘이란 이런 걸까. 100일 동안 내 달리기를 함께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앞으로도 언젠가 6개월, 1년이 되는 날까지 나의 발걸음을 조용히 이어가고 싶다. 그때는 나의 글도 한층 더 단단해져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