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끝내는 사람

by DJ

우리는 종종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세상이 원하는 사람은 결국, 끝내는 사람입니다. 살다 보면 시작은 누구나 합니다. 열정도 있고, 다짐도 있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피로가 쌓이고, 현실이 버겁고, 처음의 의욕은 점점 흐려집니다. 그때부터가 진짜입니다. 끝까지 가는 사람은 거기서 포기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반대로, 자신은 끝내보지 못했으면서 남의 일에 관여하려 드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말은 쉽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죠. 하지만 인생이라는 경기장은 관중석이 아닌, 직접 뛰는 사람들의 무대입니다. 실수하더라도, 느리더라도, 땀 흘려 뛰는 사람이 결국 무언가를 남깁니다.


건설 현장에는 짧게는 2년, 길게는 6~7년이 걸리는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요즘은 공항이나 초고층 건물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평균 5년은 기본입니다. 그런데 그 오랜 기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중도에 포기하거나, 다른 프로젝트로 옮겨가는 일이 흔합니다. 왜일까요? 끝을 내는 일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는 애초에 끝까지 갈 생각이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장기 프로젝트일수록 ‘오늘 얼마나 했는가’보다 ‘언제 어떻게 끝낼 수 있을까’를 마음속에 품고 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무리해서 진을 빼는 것도, 반대로 아직 시간 많다고 느슨해지는 것도 다 위험합니다. 핵심은, 지속 가능한 리듬입니다. 꾸준히 몰입하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야 끝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끝내겠다는 마음이 없다면, 일은 언제나 미완으로 남습니다. 몰입하지 않으면, 마무리는 늘 흐지부지됩니다. 그래서 긴 안목으로 목표를 바라보되, 행동할 때만큼은 생각을 멈추고 집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 집중이 쌓일 때, 우리는 마침내 ‘끝냈다’는 말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일과 삶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건, 끝까지 해내는 끈기입니다. 화려한 시작보다 값진 건, 꾸준히 가는 힘입니다. 세상은 결국, 끝내는 사람을 기억합니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1화재능과 노력이라는 두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