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에 충실한 삶과 우리가 의식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삶 사이에는 언제나 깊은 괴리가 존재합니다. 그 괴리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우리는 그 사이를 수백 번도 넘나들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럴 때마다 필요한 것은 '용기'입니다. 괴리의 경계를 넘어서기 전, 우리를 엄습하는 건 두려움과 현재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마음속의 동요를 미리 억누르거나, 그 시도를 부정하고 자기합리화로 단정하려 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그 동요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성장이라는 것은 언제나 그런 불안과 고통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매일매일이 괴롭고 고통스럽다면, 그것은 어쩌면 지금 우리가 성장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아무런 고통도 없고 매일이 한가롭고 여유롭기만 하다면, 그것은 성장이 멈춰 있다는 또 다른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어제 있었던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으로 진이 다 빠지고 혓바늘까지 돋아날 정도로 지친 하루. 그 하루 또한 결국 나를 한 뼘 성장시킨 시간이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가 의식하는 삶과 본능적인 삶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주말 저녁, 아이들과 TV를 보다가 무심코 스마트폰을 켜고 1시간 넘게 쇼츠를 보다 잠드는 아마도 삶은 본능에 따른 삶일 것입니다. 반면, 그 시간에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는 삶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경계를 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머릿속에서는 "오늘은 주말인데 뭐 어때", "겨우 1시간인데"라는 유혹이 달콤하게 속삭입니다.
하지만 그 유혹을 뿌리치고, 나 스스로 의식하는 방향으로 행동을 옮기는 순간, 우리는 불편함 속에서 성장하게 됩니다. 그 불편함이 때로는 고통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바로 그 순간들이 우리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길목이 됩니다. 본능을 이겨내고 의식을 선택하는 삶. 그것이 때로는 작지만 분명한 진보의 시작입니다.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