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리더는 원칙과 가치처럼 본질적인 영역에서는 고집스럽게 자신을 지키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실제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가장 뛰어난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이해를 수정하며, 과거에 해결했던 문제조차도 다시 들여다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가졌던 기존의 사고방식과 상충하는 정보, 모순, 새로운 관점에 대해서도 항상 열려 있습니다. 만약 자신의 예전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증거가 있다면, 주저 없이 의견을 바꾸는 용기를 갖고 있습니다.
반면, 많은 리더는 새로운 정보가 주어져도 기존 의견을 잘 바꾸지 않으려 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생각을 바꾸는 것은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 이는 곧 자신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이나 경쟁자에 의해 의견이 반박되었을 때는 더욱더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그런 태도는 고집이 아닌 자존심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리더라고 해서 아무 줏대 없이 이 말 저 말에 휘둘리며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핵심 가치와 본질적인 원칙은 쉽게 흔들려서는 안 되며, 오히려 상황이 바뀌더라도 고집스럽게 지켜나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영역에서는 보다 유연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판단이 사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과감하게 생각을 바꾸고 방향을 재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역사는 그런 유연함을 거부한 기업들의 몰락 사례로 가득합니다. 필름 사업의 전통을 고집한 코닥은 디지털 전환을 외면하다 사라졌고, 블랙베리는 물리적 키보드에 집착하다 스마트폰 시대에서 도태되었습니다.
노키아 역시 세계 1위 휴대폰 기업이었지만,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의 성공 공식에 머무르며 소프트웨어와 생태계 중심으로 변해가는 모바일 산업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습니다.
야후는 인터넷 검색의 최강자였지만, 변화에 대한 우유부단한 대응과 잘못된 의사결정, 구글·페이스북 인수 실패로 그 자리를 구글과 다른 플랫폼에 넘겨주었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변화가 일정했기 때문에 오랜 고민과 계획을 세운 뒤 일관되게 밀어붙이는 전략이 유효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우리는 알 수 없는 미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알 수 없는 미래 속에 살고 있습니다. 변화는 예측 불가능하며, 리더는 모든 것을 미리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검증해나가는 과정입니다. 실험을 통해 진실을 확인하고, 그 결과가 유효하면 추진하고, 그렇지 않다면 기꺼이 방향을 수정해야 합니다. 탁월한 리더는 처음부터 완벽한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과정을 통해 더 나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이 진짜 리더인지 판단하는 한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바로 ‘당신이 마지막으로 생각을 바꾼 것은 언제입니까?’라는 질문입니다. 최근에 스스로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생각을 바꾼 경험이 없다면, 그 사람은 진정한 리더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기 생각을 고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더 나은 방향이 있다면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용기입니다.
진정한 리더는 완고함보다 성장에 가치를 두며, 정답이 아니라 진실을 추구합니다. 오늘도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생각을 바꿨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