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결국 사람을 움직이게 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조직의 비전이나 전략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구성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런 결과도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무엇일까요? 가장 단순한 방식은 바로 압박하거나 위협하는 것입니다. 잘하면 보상을 주고, 못하면 벌을 주는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 성과 평가나 금전적 인센티브, 승진 등 경제적 압박을 통해 사람을 움직이게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단순한 동물이 아닙니다. 사람은 단지 당근과 채찍만으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닙니다. 이런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일정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동기를 만들어내기는 어렵습니다. 사람은 돈에 길들여지면 돈이 개입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절대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않게 됩니다. “이 일은 얼마짜리인가?”라는 생각이 습관이 되면, 그 사람은 결국 조직의 장기적인 자산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사람들을 자발적으로, 또 즐겁게 일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진정한 동기를 자극하는 방법은 압박이 아니라 ‘내면의 욕구’를 건드리는 데 있습니다. 이때 세 가지 요소가 특히 중요합니다. 바로 자율성, 관계, 인정입니다.
첫 번째는 자율성입니다. 인간은 과도한 통제나 지시를 본능적으로 싫어합니다. 누군가의 명령을 따라야 하고, 매번 검토받고, 틀에 맞추어 움직여야 하는 환경에서는 구성원들이 소극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러나 자신이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일에 대한 몰입도는 훨씬 높아집니다. 자율성이 부여되면 구성원은 책임감을 갖고 더 넓은 시야로 일에 임하게 됩니다. 이는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조직 전체의 효율성과 창의성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는 구글입니다. 구글은 ‘20% 룰’로 유명합니다. 직원들이 자신의 시간 중 20%를 스스로 결정한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부여한 것입니다. 이 제도에서 탄생한 서비스가 바로 Gmail, Google News 등입니다. 자율성을 인정받은 구성원들이 열정과 몰입을 발휘하면서 혁신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두 번째는 관계입니다. 사람은 사회적 존재이며,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어떤 사람은 온라인으로 비대면 소통을 편하게 생각하지만, 어떤 사람은 오프라인에서 깊은 인간관계를 맺기를 원합니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 각자의 선호와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진정한 유대감이 형성될 때, 동료는 단순한 업무 파트너를 넘어서 서로의 성장을 도와주는 존재가 됩니다.
‘좋은 동료가 최고의 복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단지 이상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구성원 간의 유쾌하고 긍정적인 관계로 유명한 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사람을 사람답게 대한다’는 기업 철학 아래, 직원들이 서로의 생일을 챙기고, 사소한 감사도 적극 표현하는 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직원들이 서로를 진심으로 존중하며 일하는 문화가 이 회사를 미국 내 최고 고객만족 항공사로 만든 바탕이 되었습니다.
세 번째는 인정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이 가치 있다고 느끼길 원합니다. 자신의 노력이 무시되거나 당연하게 여겨질 때, 동기부여는 급격히 사라집니다. 반면, 작은 성과라도 진심어린 인정을 받을 때 사람은 큰 보람을 느끼고, 다시 일할 에너지를 얻게 됩니다. 인정은 단지 금전적 보상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공개적인 칭찬, 작은 감사 메모, 상사의 진심 어린 피드백도 강력한 동기부여 수단이 됩니다.
결국 리더는 사람을 ‘억지로’ 움직이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람 안에 있는 에너지와 동기를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존재입니다. 압박보다 설계가 중요하고, 명령보다 신뢰가 중요합니다. 자율성과 관계, 인정이라는 세 가지 요소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가장 본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열쇠입니다. 진정한 리더는 이러한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구성원 각자의 성향을 존중하며, 그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