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에서 유능한 인재를 무능하게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단순한 메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우선, 상사가 직원의 역량을 의심하는 순간부터 그 변화는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단지 "조금 부족한 것 아닐까?" 하는 의심에서 출발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곧 직원에 대한 감독과 감시 강화로 이어집니다. 사소한 업무에도 확인과 개입이 잦아지고, 업무의 전 과정을 보고받으려는 태도로 발전합니다.
이러한 상사의 행동은 직원에게 신뢰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심어주며 자존감에 큰 상처를 줍니다. 직원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지 않다고 느끼며 점차 업무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잃고, 실수를 피하려는 소극적인 태도로 바뀌게 됩니다. 문제 해결보다는 지시 이행에만 집중하게 되며, 창의성과 주도성은 점점 사라집니다.
상사는 이러한 변화를 보며 “역시 내가 처음부터 잘못 본 것이 아니었어. 이 직원은 아직 멀었어.”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더 많은 간섭과 세부적인 보고를 요구합니다. 직원은 이에 더욱 위축되며, 실수를 두려워한 나머지 책임을 회피하거나 변화를 꺼리게 됩니다.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 결국 상사는 처음의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고, 직원은 실제로 무기력하고 무능한 사람처럼 행동하게 됩니다.
이처럼, 유능한 직원을 무능하게 만드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 직원을 믿지 않고, 잠재력을 부정하며, 지속적으로 통제하고 간섭하면 됩니다. 실제로 많은 조직에서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인재가 소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구조는 반대로도 작동할 수 있습니다. 상사가 직원을 믿고, 그 가능성과 성장 잠재력을 긍정하는 순간부터 직원의 변화는 시작됩니다. 상사가 “당신은 잠재력이 있고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말하고 행동으로 보여줄 때, 직원은 그 신뢰를 느끼며 자존감이 높아지게 됩니다. 단순한 칭찬이나 격려를 넘어서, 코칭과 피드백을 통해 함께 성장하려는 태도가 직원에게 전해지면 업무에 대한 열정과 몰입도는 눈에 띄게 증가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상사와 직원 사이의 소통은 활발해지고, 일에 대한 책임감과 주인의식이 생기게 됩니다. 상사는 이러한 모습을 보며 "역시 믿을 만한 인재다"라는 확신을 갖게 되고, 이는 다시금 더 큰 자율성과 도전을 직원에게 부여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런 선순환이 반복되면 직원은 점점 더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내게 되고, 상사는 그 직원을 핵심 인재로 여기게 됩니다.
결국, 유능한 직원을 무능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상사의 시선과 믿음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사람은 믿음을 먹고 자랍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믿어주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더 가치 있고 유능한 존재로 여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도 계속해서 의심과 통제를 받으면 그 능력을 펼칠 기회를 잃고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조직의 리더는 이 단순한 진리를 기억해야 합니다. 의심은 불신을 낳고, 불신은 무능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믿음은 신뢰를 낳고, 신뢰는 성장을 만들어냅니다. 유능한 사람을 무능하게 만들 것인가, 아니면 더 유능하게 성장시킬 것인가는 오롯이 리더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