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면 평가가 점차 일반화되면서, 이제는 리더 역시 구성원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리더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때로는 불편함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특히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되는 경우, 리더는 “내가 지금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 걸까?”, “혹시 내 방향이 틀린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에 빠지게 됩니다. 자존감이 높고 지금까지 성과를 통해 스스로를 증명해온 리더일수록 이러한 피드백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경향이 큽니다. 피드백은 본질적으로 ‘과거의 잘못’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리더의 입장에서는 방어적인 태도를 유발하기 쉽습니다.
세계 최고의 리더십 코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마셜 골드스미스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피드포워드(feedforward)’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피드포워드는 더 나은 미래에 집중하자는 접근입니다. 피드백이 이미 지나간 과거의 행동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라면, 피드포워드는 앞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과 방향성에 에너지를 집중하게 만듭니다. 이는 리더가 구성원에게 “제가 과거에 무엇을 잘못했나요?”라고 묻는 대신, “제가 앞으로 더 잘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라고 질문하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이처럼 질문의 방향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지 않으면서도 유용한 정보와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야 할 부분은 질문의 성격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질문은 크게 수동형 질문과 능동형 질문으로 나뉩니다. 수동형 질문은 종종 변명을 낳게 만들고, 환경이나 제도, 타인을 탓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이번 목표를 달성했습니까?”라는 질문은 단순한 사실 확인에 그치며, 달성하지 못한 경우 다양한 외부 요인에 책임을 전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까?”, “그 과정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습니까?”와 같은 질문은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보고 주도적인 자세를 취하도록 유도하는 능동형 질문입니다.
결국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초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질문은 리더십의 매우 강력한 도구입니다. 질문을 바꾸면 관점이 바뀌고, 관점이 바뀌면 행동도 달라집니다. 우리는 피드백 중심의 부정적인 과거 회귀에서 벗어나, 피드포워드 방식으로 긍정적인 미래 지향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또한, 수동형 질문이 아닌 능동형 질문을 통해 리더와 구성원이 함께 책임을 공유하고, 주체적으로 성장하는 조직 문화를 형성해야 합니다. 이러한 질문의 기술은 리더가 반드시 익숙해지고, 잘 다루어야 하는 핵심 역량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