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균형잡힌 리더십

by DJ

리더십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모든 원칙에는 양면이 있고, 그 양면은 모두 필요합니다. 하지만 많은 리더들이 이 '양면의 균형'을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 번째 오해는 '균형'을 수학적인 평균이나 중간값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리더가 '너무 목표 지향적이다'라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마치 잘못된 리더십을 발휘한 것처럼 여기고 갑자기 방향을 틀어 타협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균형이 아닙니다.


구성원에 대한 신뢰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뢰가 깊은 리더가 '신뢰가 과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신뢰의 강도를 줄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균형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균형이란 두 극단을 절충하거나 줄이는 것이 아니라, 양쪽의 가치를 모두 인정한 상태에서 필요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두 번째 오해는 균형을 ‘50:50의 비율’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세상에서 이런 균형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은 한쪽 손을 더 자주 쓰지만, 그 사람의 몸이 균형을 잃었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양손을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면 ‘균형 잡힌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리더십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에 따라 자율성과 규율의 비중은 30:70이 될 수도 있고, 어떤 때는 80:20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비율이 아니라, 맥락에 맞춰 리더십을 조율할 수 있는 유연성과 판단력입니다.

노련한 리더는 바로 이 점에서 탁월합니다. 하나의 정답이나 방식에 매달리지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조직의 문화에 따라, 구성원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리더십 도구를 적절하게 꺼내 사용합니다. 때로는 단호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늘 유연성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반면, 미숙한 리더는 자신만의 방식에 갇혀 있습니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식만 고집하며, 모든 상황을 그 틀 안에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리더십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리더십은 복잡한 기술이며, 본질적으로는 ‘사람’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도구, 넓은 시야, 그리고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노련한 리더가 될 수 있을까요? 첫걸음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내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리더십의 방식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님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의식적인 연습’입니다. 리더십은 운동과도 같습니다. 좋은 책을 읽고, 멘토에게 배우고, 현실에서 반복해보며 내 것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렇게 매일 성찰하고 단련하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는 조금 더 균형 잡힌 리더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리더십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능력이 아닙니다. 그러나 매일의 작은 훈련과 열린 마음, 유연한 시선이 쌓이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노련한 리더의 자리에 서 있을 것입니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6화피드백에서 피드포워드로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