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집마다 거울 하나씩 있을 것이다. 외출 전에 옷매무새를 다시 한번 다잡는다. 집 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화장실, 길거리, 옷가게, 헬스장 등에 있는 거울 통해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흐트러진 것을 바로잡으며, 때로는 숨겨진 진실을 발견한다. 거울이 맑고 깨끗할수록 우리의 모습은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반대로 거울이 흐리거나 왜곡되어 있으면,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역사는 이러한 거울과 같다. 역사의 거울을 통해 우리는 과거를 비추어보고 현재의 위치를 가늠하며, 미래로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역사는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걸어온 길이자, 우리가 반복해서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들이며, 때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교훈이다. 역사책을 꾸준히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고대 문명에서부터 현대 사회까지, 역사는 수많은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위대한 제국이 등장했다가 몰락하고, 혁명이 일어나고, 인간은 끊임없이 전쟁과 평화를 오갔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지배하고, 억압받던 이들이 자유를 외치며 일어섰다. 수차례 나눠지고 합쳐진 중국을 보면 반복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 왕조가 무리한 전쟁, 탐욕을 부리기 시작하고 농민과 제후들이 여기에 불만을 가지고 각자의 나라를 세우고 왕조가 쪼개진다. 그 뒤 한 영웅은 모두를 통합하고 새로운 왕조를 세운다. 처음에는 훌륭한 업적을 세우다가 곧 다시 탐욕과 무리한 전쟁을 반복하며 나라가 쪼개지기 시작한다.
역사는 우리에게 묻는다. "과연 우리는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웠는가?" 그리고 그 질문 앞에서 우리는 망설인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의 모습, 탐욕과 권력욕에 의해 무너지는 사회, 그리고 부정과 불의가 반복되는 현실이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역사의 거울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개개인도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필자 또한 학창시절, 대학, 군대, 회사, 결혼, 해외 생활 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며 살아가고 있다. 필자의 역사도 반복되고 있고 이 역사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자신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할 줄 아는가? 우리는 타인의 실수를 쉽게 지적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문제를 직면하는 데에는 서툴다.
거울 앞에 서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마주하는 것은 불편한 일이며, 때로는 아프기까지 하다. 그러나 진정한 성장은 그 불편함을 감내할 때 시작된다.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생각을 정리하며,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할 때, 우리는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또한 나의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역사의 거울이 인류의 길을 비추듯, 개인의 거울은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을 비춘다. 스스로를 거울로 비추는 시간을 가지고 각자의 삶을 회상해보자. 잘못은 없었는지,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비슷한 상황을 맞이했을 때 과거의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를 고민하자. 개인의 성찰 역시 단순한 반성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