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생에는 무조건 나쁜 일도, 무조건 좋은 일도 없다

by DJ

인생에는 무조건 나쁜 일도, 무조건 좋은 일도 없다. 같은 사건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로마 황제이자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수많은 고난을 직면하고 이겨냈다. 그의 재위 기간 동안 제국은 끊임없는 전쟁에 시달렸고,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군사 원정에 바쳐야 했다. 또한 14명의 자녀를 두었지만, 그중 대부분이 어릴 때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믿었던 친구와 측근들에게 배신을 당하기도 했으며, 지속적인 전쟁과 정치적 갈등 속에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그는 위장병, 관절염, 결핵 등의 만성 질환에 시달리며 극심한 건강 악화를 겪었다.


이러한 삶 속에서도 그는 명상록에서 자신의 고난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나의 불운이다.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렇게 말해야 한다.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기는 했지만, 현재에 파묻혀 있거나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통 없이 견뎌 낸 것은 나의 행운이다."


그는 불운 자체에 집중하는 대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음을 행운으로 여겼다. 고난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그 고난을 견뎌 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시련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 나가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에게 닥친 시련을 두고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라고 한탄하는 대신, 거기서 배울 점을 찾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오스트리아의 정신분석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의미는 상황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상황에 부여한 의미를 통해 우리 자신이 결정된다."

즉, 상황 자체는 선악을 따질 대상이 아니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느냐,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질 뿐이다. 같은 경험이라도 어떤 사람은 좌절하고, 어떤 사람은 성장의 기회로 삼는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그것을 견디며 더 강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같은 환경에서 무너지는 사람도 있다. 이는 상황이 아니라, 그 상황을 해석하는 우리의 태도가 결정하는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에서 이렇게 말했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정의하는 것은 외부 환경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사고방식이다. 삶에서 완벽한 통제는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의미를 부여할지는 선택할 수 있다.


아들러의 관점을 받아들인다면, 삶에 대한 통제력과 만족도를 회복할 수 있다. 우리가 겪는 경험이 곧 우리의 선택이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주체도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불운 속에서도 스스로 의미를 찾아내고, 성장할 기회로 삼는다면 삶은 한층 더 단단하고 의미 있는 것이 될 것이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3화스스로를 비추는 거울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