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로서의 사랑은, ‘내가’ 아닌 ‘우리’가 되어 간다
연애 시절에는 가끔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더 내어주면, 손해 보는 건 아닐까?”
데이트 비용, 내가 원하는 장소, 내가 하고 싶은 것들.
그때는 ‘나’라는 영역을 지키면서, 그 안에서 교집합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부부의 삶은 달랐다.
결혼은 ‘나와 너’가 아니라, ‘우리’라는 새로운
이름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서로의 취향, 소비 습관, 삶의 우선순위를 함께
조율하면서, 조금씩 닮아가는 것이다.
우리 부부만 해도 그렇다.
남편은 식사 자리에서 늘 고기가 있어야 하고,
함께 앉아 식사하는 시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반대로 나는 김치찌개 하나로도 충분했고, 때로는
끼니를 거를 때도 있었다. 당연히 연애 초반에는
이런 차이 때문에 서운하거나 토라진 적이 몇 번
있었다. ‘왜 저 사람은 나와 이렇게 다를까?’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을 이어오며, 우리는 조금씩 배웠다.
식사라는 것이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시간이라는 걸.
그래서 지금은 남편이 좋아하는 메뉴를 챙기며
그 시간을 소중히 하고, 남편 또한 내 취향을
존중하며 맞춰간다.
예전에 읽은 글 중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사랑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주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돌이켜보면 정말 그렇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것을 강요하지 않고, 억지로 요구하지 않는 것.
그 작은 배려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서로에게
스며들고 있다.
부부의 사랑은 그래서 ‘나’의 확장이 아니라,
‘우리’라는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가는 일 같다.
내가 아닌 우리, 혼자가 아닌 함께.
그 속에서 사랑은 더 단단해지고, 더 오래 머문다.
사랑은 ‘나’에서 ‘우리’로 자라는 일이다.
사랑은 나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너와 내가 함께
그려가는 ‘우리’라는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