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걸어간다는 것은

잡은 두 손, 같은 길을 향한 약속

by 김현정

연애할 때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자주 바라보았다.

눈빛을 마주하는 순간, 마음이 흔들리고, 작은 손짓

하나에도 설렘이 번졌다.

그때의 우리는 마주 본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니, 이제는 나란히 서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된다.

서로를 향한 눈빛보다 더 중요한 건, 같은 길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잡은 두 손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다.

그것은 앞으로의 시간을 함께 건너가겠다는 약속이며,

살아가는 동안 서로의 무게를 나누어 지겠다는 다짐이다.나는 그 손을 붙잡을 때마다, 두 사람의 삶이 한 길 위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


살아가다 보면 때로는 발걸음이 엇박자가 될 때도 있다.

나는 서두르고 싶은데, 남편은 잠시 멈추고 싶어 한다.

나는 왼쪽 길이 더 좋아 보이는데, 남편은 오른쪽 길을 고집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조급해지지만, 끝내 우리는 같은 목적지를 향해 걷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나는 다투고 화해하는 과정조차, 결국은 같은 길을 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함께 걷는다는 것은 늘 같은 속도로 발을 맞추는 일이 아니다.

어쩌면 당신이 조금 앞서가기도 하고, 내가 잠시 뒤처지기도 한다.

하지만 손을 놓지 않고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함께인 것이다.

나는 앞서거나 뒤처짐조차도 결국 우리를 같은 길 위에 세우는 힘이라고 믿는다.


손을 잡는다는 건 말보다 더 큰 언어다.

넘어질 때는 일으켜주고, 지칠 때는 힘이 되어주고,

때로는 아무 말이 없어도 ‘괜찮다’는 위로가 손끝에서

전해진다.

나는 잡은 손 하나에 우리가 서로의 삶을 붙잡고

있다는 걸 느낀다.


함께 걸어간다는 것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매일의 평범한 순간 속에서 이루어진다.

식탁에 마주 앉아 밥을 먹는 일,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에 함께 TV를 보는 일, 주말에 함께 장을 보고, 저녁 산책을 나서는 일들.

사람들은 그것을 ‘평범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 평범함이야말로 가장 특별한 동행이라 말하고 싶다.


그리고 오늘도 우리는 손을 잡고 걸어간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누구보다 확실하게 같은 길 위에 서서.


그리고 문득,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지금, 누구와 어떤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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