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모양을 바꾸며 머문다.

일상의 순간마다 다른 얼굴로 다가오는 사랑

by 김현정

연애를 하던 시절, 사랑은 늘 설렘의 옷을 입고 있었다. 작은 메시지 하나에도 가슴이 뛰고, 짧은 만남에도 긴 여운이 남았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매일을 함께 살아내는 지금, 사랑은 조금 다른 얼굴을 하고 찾아온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 남편의 얼굴.

“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하루를 시작하는구나.”

그 사소한 깨달음 하나가 오늘 하루를 감사하게 만든다.


낮에는 일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우리는 동료가 된다. 함께 일하고, 아이디어를 나누고, 가끔은 의견이 부딪히기도 한다. 하지만 업무적인 대화 속에도 묘하게 스며드는 따뜻함이 있다. 결국은 더 좋은 길을 함께 찾으려는 마음이 사랑의 또 다른 모양임을 알게 된다.


세끼의 식사 시간은 우리만의 축제다. 평범한 반찬에도 웃음이 오가고, 작은 농담 하나에도 식탁은 금세 따뜻해진다. 연애 시절 데이트 코스였던 맛집 대신, 이제는 우리 집 식탁이 가장 큰 행복의 무대가 된다.


그리고 하루가 저물어 침대에 나란히 누우면, 그날의 이야기들이 풀려나온다. 가족의 안부, 오늘 겪은 작은 일들, 미래의 꿈까지. 대화는 어느새 하루를 마무리하는 우리의 자장가가 된다.


사랑은 늘 같은 모습으로 머물지 않는다. 때로는 감사로, 때로는 동료애로, 또 때로는 웃음과 위로로. 결혼이라는 긴 여정 속에서 사랑은 수많은 옷을 갈아입으며 우리 곁에 머문다.


그 모습이 변한다는 건, 사랑이 사라진 게 아니라

더 깊어지고 더 넓어지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


오늘도 그렇게, 사랑은 우리 삶의 모양을 바꾸며 곁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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