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로 받아주신 따뜻한 품
결혼 생활은 단순히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두 가족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임을 나는 점점 깨닫고 있다.
나는 결혼을 꿈꾸던 시절부터 한 가지 소망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바로 사랑하는 사람의 부모님을 자연스럽게 ‘아빠, 엄마’라 부르며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었다. 단순히 예의로 대하는 관계가 아니라, 진심으로 내 부모처럼 가까운 사이가 되고 싶었다.
주변에 이 이야기를 꺼내면 돌아오는 반응은 대부분 비슷했다.
“시댁과는 거리를 두는 게 좋아. 그래야 갈등이 적어.”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나 또한 ‘아, 그런가 보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내 마음은 쉽게 수긍되지 않았다. 남의 경험은 나에게 참고가 될 수는 있지만, 반드시 따라야 할 답은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결혼 전에 혼자만의 작은 연습을 했다. 남편과 대화할 때 시부모님을 자연스럽게 ‘아빠, 엄마’라 부르며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뵙지도 못했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이미 그분들이 부모님이 되어 있었다. 덕분에 실제로 처음 만났을 때도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오랜만에 뵙는 정겨운 가족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세 번째쯤 만났을 때, 나는 용기 내어 직접 ‘아빠, 엄마’라 불렀다. 그 순간 내 마음은 따뜻한 울림으로 가득 찼다. 아들 하나뿐이라 딸이 있기를 바라셨던 부모님은 서툴지만 가까이 다가가려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셨다. 단순히 며느리로가 아니라, 진짜 딸로 품어주신 것이다.
부족한 나를 조건 없이 사랑으로 감싸주셨다. 작은 서툼조차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고, 때로는 아낌없는 격려와 사랑을 건네주셨다. 나는 부모님 품 안에서 진짜 가족이 되는 순간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매번 새삼 깨닫는다.
그 덕분에 지금의 나와 남편은 감사와 평안 속에서 화목한 가정을 이루어가고 있다. 좋은 부모님을 만나 웃음과 따뜻함이 가득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음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모른다. 오늘도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서로를 존중하며 행복한 길을 나란히 걸어간다.
돌아보면, 결혼은 단지 두 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것이 아니었다. 서로의 가족이 이어지고, 사랑의 울타리가 두 배로 넓어지는 일이었다. 부모님이라 부를 수 있는 존재가 하나 더 생겼다는 사실이 내게는 가장 큰 선물이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내 삶에 아빠와 엄마가 계심을 감사하며 또 하루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