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은 꼬리가 조금 길어요

by 언제나 여름

오늘은 긴팔을 입은 사람과 반팔을 입은 사람이 함께 걷는 것이 눈에 띄었어요. 늦봄과 초여름이 하루에 몽땅 들었네요.

아침에 발을 걸친 늦봄이

한낮에 슬며시 발을 내민 초여름과

어깨를 걸고 콧노래를 부르더랍니다.


가장 약한 산들바람에도 여지없이 나부끼던 여린잎이, 빛나는 햇살을 여과없이 지상으로 떨어뜨리던 여린잎이 짙은 색을 띄기 시작할 때, 저는 어느새 이마에 드리운 여름 햇살을 느껴요.


막 돋아나서 연약한 이파리가 꼬물거리기 시작한 봄나무는 참 동그랬어요. 무성해지기 전, 이파리들이 가지를 겨우 덮어 보드라웠던 바로 그때 말이에요. 동글, 동글 연둣빛 아우성을 보면 마음도 동그래졌어요. 그런데 이제는 여름 나무가 되어 울창해만 가네요. 서로의 겨드랑이에까지 손을 뻗은 나무들의 간질임은 얼마나 시원한지요.


점점 무더워지는 한낮에는 아침에 포근했던 기모 안감이 솜이불을 두른 양, 무겁고 답답하네요. 어제는 친구가 갑작스레 건넨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반갑기도 했어요. 오늘 저녁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의 선선한 바람은 여름밤의 그것과 부쩍 가까워져 있어 마음 한 켠이 울렁였답니다.


여러분은 언제, 무엇을 보고 여름이 왔음을 느끼나요?

봄이 다 지나가기 전에 꼭 해야하는 여러분만의 봄철 행사가 있나요?



keyword
이전 03화봄눈이 봄꽃보다 반가울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