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한가지의 발견을 꿈꾸며~
<뚜꺼삐 주식회사>
지난주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부산과 아산을 다녀왔다. 두 곳 모두 먼 곳이라 미리 약속을 하고 가려고 했다면 나는 이것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연히 기회가 생기면서 이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친구에 어울리는 수식어가 많이 있는데 나는 그 중 ‘지기’라는 말이 좋다. 보통 고향 친구나 학교 친구라 하면 지역과 소속이 들어나지만 10년지기친구와 같이 ‘지기’를 붙이면 불필요한 배경은 사라지고 중요한 만남의 기간만 남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런 친구와의 만남이 특별하거나 다른 것은 아니다. 같은 술자리에서 같은 이야기를 하지만 조금 더 많은 얘기와 챙김이 있는 것 같다. 같은 것 같지만 다르고 또 다르긴 하지만 표현이 안되는 무언가가 있다.
지기가 되는 데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같은 마음을 가지고 상대를 챙겨주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상대에게 더 많이 도움을 받는 것 같다. 나는 이런 친구와 부산을 다녀왔다. 상대가 부산에 가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면서 우리는 부산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고속버스와 KTX로 따로 부산에 갔고 만나서는 같이 광안리 바닷가를 걷고는 근처 횟집에 일찍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산 역시도 비슷했다. 처음 친구와 만나기로 했을 때는 평상시 자주 가던 곳에 갈 생각이었지만 친구가 사는 곳으로 초대를 하면서 그곳으로 가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옛날에는 멀리 있는 친구들을 열심히 찾아 다녔었다. 그리고 하루를 부지런히 보냈었다. 대전이며 서울로 친구가 있는 학교를 찾아 다녔고, 대구며 강원도로 군대에 있는 친구를 면회 갔으며, 친구의 직장이 있는 먼 곳까지 일일이 찾아 다녔었다. 이렇게 다녀오고 나면 그동안 쌓였던 궁금증도 풀려 더 챙겼던 것 같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것도 줄어들어 이젠 더는 이렇게 하지 않는다. 이렇게 좋았던 것 궁금한 것은 그냥 마음속에 담아두는 것이 아닌 찾아보고 업데이트해 나가면 좋을 것 같다.
요즘 나는 하루를 바쁘거나 부지런히 살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나는 24시간을 글로 쓴다면 한권의 책은 고사하고 한편의 수필로도 만들 수 없을 것 같다. 마치 초등학교 일기장처럼 나는 아직까지 정해진 울타리 안을 맴돌고 여러 일들을 내일로 미루며 살고 있는 듯하다.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소설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24시간 동안 벌어진 일을 다루고 있다, 열 아홉 살 주인공 시몽이 서핑을 하고 돌아오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뇌사판정을 받고 장기기증으로 심장을 내어주는 스토리다. 여기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 절박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사고를 당한 주인공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부모, 이것을 치료하는 의사와 그의 심장을 나르는 운전자까지 모두 하루를 절박하게 살고 있다.
절대 되돌릴 수 없는 오늘 그리고 하루, 나도 절박함을 가지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24시간을 내가 소설로 써 나갈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매일 한가지의 발견, 한가지의 도전, 한가지의 변화 그리고 한가지의 배움을 더해 가야 할 것 같다. 인형 뽑기 기계에 동전을 넣고 집게를 움직여 인형을 유리상자 밖으로 꺼내는 것과 같이 내가 갖고 싶은 것들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