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한 건 부모님이 아니라, 나의 마음이었다

이제는 돌려드리는 시간으로 살아가보자

by 봄날의꽃잎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주기만 했던 사랑을

나는 어른이 되어 알게 되었다."

— 이해인, 《작은 기쁨》


어릴 적, 나는 부모님이 어려웠다.

큰딸이라는 이유로 항상 책임을 져야 했고,

동생들의 실수도, 가족 안의 작은 어긋남도,

모두 내 탓이 되었다.

어린 나는 그 무게가 억울했고,

숨이 막혔고,

때로는 사랑받지 못하는 것 같은

외로움에 갇히기도 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나는 어른이 되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며,

나는 비로소 부모님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새벽에 아이가 열이 나서 뜬눈으로 지새운 밤.

낯설고 서툰 육아 속에 울음을 터뜨리던 날.

아이를 위해 좋은 것을 고르고 또 고르던 작은 순간들.

밥 한 숟가락 떠먹이려 애쓰던 인내심의 시간들.


그때마다 나는 깨달았다.


"아, 나도 이렇게 키워졌구나."

"나를 위해서도 부모님은 수없이 눈물 삼키고,

조용히 애썼겠구나."


아이에게 화를 내고나서 후회될 때면

어릴 적 부모님의 표정이 떠올랐다.

말없이 밥상을 차려주시던 손길,

아무 말 없이 문을 닫아주시던 그 뒷모습.


그것이 다 사랑이었다는 걸

나는 이제야 안다.


부모님은 처음부터 변함이 없었다.


내가 어린 시절

너무 어려워하고 두려워했던 그 존재는

사실, 가장 크게 나를 품고 있던 사랑이었다.


변한 건 부모님이 아니라,

바라보고 있던

나의 눈과 나의 마음이었다.


어릴 때는 몰랐다.

그 무거운 기대 속에도, 그 조용한 꾸중 속에도,

따뜻한 사랑이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겠다.

"책임감을 가지라"는 말은,

"네가 어디에 있든 소중한 사람이다"라는 믿음이었고,


"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네가 빛나는 존재다"라는 믿음이었음을.


그래서 지금,

나는 조심스럽게 감사한다.

조심스럽고 어설프게,

그러나 진심을 담아 사랑한다.


내가 짊어졌던 무게도,

이제는 따뜻한 사랑의 무게로

조용히 나를 지탱하고 있다.



[오늘의 마음]


" 받기만 했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돌려주고 싶은 시간으로."



#부모님은혜#큰딸의마음#육아속깨달음

#감사하는삶#성장의시간#사랑의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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