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랗게 물들어가듯

by 뉴욕 산재변호사


한때 나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심리학을 공부했고, 임상심리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그 길은 끝내 마치지 못했다. 공부가 깊어질수록, 나는 냉정한 현실과 마주쳤다—사람은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


어느날 무심코 들려온 김창옥 강사의 한마디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사람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물드는 것입니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말을 듣고, 좋은 사람 곁에 머무는 것. 그 반복되는 일상이 어느 날 문득, 당신을 다르게 물들게 한다고. 우리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려 애쓰기보다, 천천히 물드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그 변화는 느리지만, 더 깊고 오래 남는다고.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물들 수는 있겠다.햇살에 천이 바래듯, 고요히 스며든 말과 표정과 시간이 결국 우리를 조금씩 바꾸어 놓을 것이다.


그 물듦은 어느 날 갑자기 오지 않지만,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우리의 마음과 삶을 익혀간다. 마치 노릇하게 익어가는 저 곡식들처럼, 삶도 그렇게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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