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의 김대식 교수는 어느 강연에서 조용하지만 급진적인 질문을 던졌다.
"왜 인간은 늙고, 쇠약해지고, 결국 죽어야만 하는가?"
그는 자연에는 자신의 몸을 재생하며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인간도 그런 식으로 설계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그의 대답은 단순하지만 통찰에 가득 차 있다.
"자연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인간이 자식을 낳고, 어느 정도 키운 후에는, 생물학적 역할이 끝난 것이다. 자연의 시선으로 보면, 인간은 그 시점에서 쓸모가 다한 존재다. 그래서 몸은 망가지고,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그래서 인간의 죽음은 비극이 아니라, 기능을 마친 존재에 대한 자연의 무관심이자 철수다."
이런 생각은 더 깊은 질문을 끌어낸다. 만약 우리의 삶이 그렇게도 철저하게 기능 중심으로만 짜여 있다면, 과연 우리는 살아가는 데 있어 의미를 찾아야 할까? 혹은 그 의미 자체가 자연의 무관심 앞에서 무의미한 몸부림은 아닐까?
연세대 김주환 교수는 이 불안을 정면에서 마주한 듯 보인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렇게 말했다.
"삶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하면 인생은 오히려 괴로워진다. 모든 걸 통제하려 하기보다, 우연을 받아들이는 것이 오히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삶은 설계도가 아니다. 목적지로 향하는 일직선의 길도 아니다. 의미를 짜내려 애쓰기보다는, 우연히 주어진 삶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이 진실에 더 가까운 태도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우연히 태어나고, 사랑하고, 다치고, 결국 떠난다. 삶의 시는 영원함이나 목적 속에 있지 않다. 그 시는 바로 찰나의 아름다움 속에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