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와 로펌의 첫 만남은 놀랍도록 작은 순간에서 시작된다. 전화 한 통, 목소리 한 번, 인사 한마디… 그 찰나의 접점이 로펌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이 된다. 단순한 예절을 넘어, 전화를 응대하는 방식은 우리 로펌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자 신뢰를 쌓아가는 첫걸음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통이 일상화되면서 이런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제 한 직원이 받는 전화 한 통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선다. 그건 로펌 전체의 얼굴이자 목소리가 된다. 클라이언트는 그 목소리 하나만으로 이 로펌이 따뜻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곳인지, 혹은 무심하고 형식적인 곳인지 판단한다. 한 사람의 말투, 태도, 반응은 때로 계약서보다 더 강력한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세상을 이해하는 두 가지 관점을 이야기한다. 하나는 기계론적 세계관이다. 이건 세상을 마치 정교한 기계처럼, 개별 부품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고 그 합이 전체를 이룬다고 보는 관점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엔진, 바퀴, 핸들 등 각 부품이 모여서 작동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관점에선 문제가 생기면 그 부분만 고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 로펌의 업무 방식은 이와는 다른, 유기적 존재론에 더 가깝다. 유기적 존재론은 세상을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부분들이 단순히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전체를 이루고, 각 부분은 전체의 속성을 반영한다고 보는 관점이다. 전체가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부분 또한 전체를 구성하며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것이다.
한 방울의 파도가 거대한 바다의 모든 성질을 응축하고 있듯이, 한 개의 유전자가 생명체 전체의 정보를 지니고 있듯이, 우리 로펌 직원 한 명의 말투, 대응, 심지어 감정까지도 우리 조직 전체의 인상을 구성한다. 단순히 부분들이 모여 로펌이라는 기계를 작동시키는 게 아니라, 각 부분이 로펌이라는 유기체의 생명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 통의 전화, 한 번의 응대에 로펌 전체의 품격과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내야 한다. 작은 것에서 전체가 드러나는 유기적인 세상에서, 우리는 더 이상 "그건 그냥 전화 담당 직원이 한 일일 뿐"이라고 말할 수 없다. 클라이언트는 그 목소리 하나에서 우리를 기억하고, 다시 전화를 걸지 말지를 결정한다. 그 순간, 그는 한 사람을 만난 것이 아니라, 우리 로펌 전체를 경험한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우리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는다. 수화기를 드는 손에, 목소리의 톤에, 말의 순서에 우리 로펌 전체가 담겨 있음을 깊이 인식하며 말이다. 왜냐하면, 바다를 설명하기 위해 굳이 바다 전체를 보여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한 방울의 파도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