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8-55 법칙

by 뉴욕 산재변호사

크리스 보스, 전 FBI 인질 협상가이자 블랙스완 그룹 대표는 협상은 얼굴을 마주 보고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언급하는 핵심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작다는 점이다. 이 주장은 심리학자 알버트 메라비언이 제시한 7-38-55 법칙과 일치한다. 이 법칙에 따르면, 말과 비언어적 표현이 상충할 경우, 메시지의 7%만이 단어로 전달되며, 38%는 말의 억양, 55%는 몸짓, 표정, 자세 같은 신체 언어에 의해 해석된다. 즉, 이메일처럼 문자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적 요소 상당수를 잃게 된다.


실제로, 2022년 《Journal of Nonverbal Behavior》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서면 커뮤니케이션에서 감정의 뉘앙스를 평균적으로 25% 이상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감정이 실린 협상일수록 이러한 오해는 더 크게 작용하며, 이는 협상의 신뢰 기반을 약화시킨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메일 협상은 피하기 어렵다. 업무에서는 흔히 이메일이 협상의 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기 때문에, 진행 경과를 추적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에 유리하다. 무엇보다 상사나 의뢰인에게 협상 과정의 흐름과 개선 사항을 문서화된 근거로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메일은 여전히 중요한 도구다.


따라서, 이메일만으로 협상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제한된 매체의 특성을 인식한 채,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문장의 어조, 구조, 타이밍을 정교하게 설계해, 상대방의 신뢰를 얻고 감정적 충돌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표정이나 억양이 사라진 세계에서, 글은 설득이 아니라 오해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더 많은 감각이 깃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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