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와 자연, 그리고 의미의 헛됨에 대하여

by 뉴욕 산재변호사

카이스트의 김대식 교수는 어느 강연에서 조용하지만 급진적인 질문을 던졌다.

"왜 인간은 늙고, 쇠약해지고, 결국 죽어야만 하는가?"


그는 자연에는 자신의 몸을 재생하며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인간도 그런 식으로 설계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그의 대답은 단순하지만 통찰에 가득 차 있다.


"자연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인간이 자식을 낳고, 어느 정도 키운 후에는, 생물학적 역할이 끝난 것이다. 자연의 시선으로 보면, 인간은 그 시점에서 쓸모가 다한 존재다. 그래서 몸은 망가지고,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그래서 인간의 죽음은 비극이 아니라, 기능을 마친 존재에 대한 자연의 무관심이자 철수다."


이런 생각은 더 깊은 질문을 끌어낸다. 만약 우리의 삶이 그렇게도 철저하게 기능 중심으로만 짜여 있다면, 과연 우리는 살아가는 데 있어 의미를 찾아야 할까? 혹은 그 의미 자체가 자연의 무관심 앞에서 무의미한 몸부림은 아닐까?


연세대 김주환 교수는 이 불안을 정면에서 마주한 듯 보인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렇게 말했다.


"삶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하면 인생은 오히려 괴로워진다. 모든 걸 통제하려 하기보다, 우연을 받아들이는 것이 오히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삶은 설계도가 아니다. 목적지로 향하는 일직선의 길도 아니다. 의미를 짜내려 애쓰기보다는, 우연히 주어진 삶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이 진실에 더 가까운 태도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우연히 태어나고, 사랑하고, 다치고, 결국 떠난다. 삶의 시는 영원함이나 목적 속에 있지 않다. 그 시는 바로 찰나의 아름다움 속에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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