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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Aug 13. 2021

숨소리

자연과의 대화

결혼을 하니까 시댁이 따라왔다

내가 시댁에 가면

마중 나오는 것들이 많다


산과 시냇물이 마중 나오고

그 뒤를 이어

만들레 해바라기 과꽃 채송화 나팔꽃이

불을 밝힌 채 나를 맞이했다


고기의 숨소리

석양이 질 무렵 해의 숨소리

밤하늘 별들의 숨소리


아무도 없는 곳을 찾아

아무도 없는 곳에서

바람이 내게

안부를 물을 때 들리는 소리

자연과의 대화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맨몸으로 주저앉아 울고 싶을 때

허기가 놀고 가는 길을 알고 있다

누군가 등을 안아주지 않아도

상처는 지워지고

지평선이 없어도

온몸에 녹아드는 온기

켜켜이 쌓인 목화솜 같은 바람결에

오늘도 숲 속은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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