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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송영희
Oct 07. 2021
빈집
시골집
빈집에
적막이 똬리를 틀고 있다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몇 년 만에 돌아와 보니
앞마당에 앵두는 저 혼자 피고 지고
질
퍽하게 핏빛 눈물 흘리고 있다
툇마루엔
바람에 살을 내어 준 것처럼
아버지의 수척한 모습이
앉아있
고
토방에는 다 헤어진 고무신 한 짝 누워있다
새벽이면 어머니는
정화수를 올려놓고
자식 위해 하얗게
고인
한숨
장독대에 뿌려지고
논 밭 일에
휘어진 팔다리는 모든 것을 내어주고
뒤뜰에 별이 되었다
집에 얽힌 기억도
한
세
대의 지난날도
흙벽 모서리와 함께 떨어져
나갔고
고요가 내려앉은 헐렁한 집
풀 벌레들이
웽웽
울어 대는데
흩어진 돌멩이 사이로
민들레 홀씨만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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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앵두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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