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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Jul 11. 2022

이래서 깜복이가 되었다

2시간의 토론 끝에 지어진 이름

  

  3개월이 채 되지 않아  우리 집에 처음 온날  한쪽 귀퉁이에서 파르르 떨고 있는

작은 생명체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강아지를 키우는 게 처음이고 서툴러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럽기는 나도 마찬 가지였다.

  아들 녀석이 데려와서 인지 아들 녀석에게 붙어서 꼼짝을 하지  않았다.

  " 엄마 한 번 안아 보세요."

  나에게 건네려고 하자 나는 손사래를 저으며 뿌리쳤다.

  나는 사실 강아지나 개를 무서워했다.

  밖에서도 개나 강아지가 옆으로 다가오면 몸을 얼른 피하곤 했었다

  그러는 내가 아이러니하게도 강이지를 키우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우리 식구들의 단합이었다.

   한 지붕 밑에 있을 뿐, 언제부턴가 대화가 없고.

얼굴은 있는데 모두가 투명인간이었다.

지인이 강아지를 키우면 식구 모두 한마음 한뜻이 되어

삶의 활력소가 된다는 말에 강아지를 키우기로 마음먹었는데, 직도 나의 결정이 잘 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과연 내가 저 작은  반려동물을 잘 키울 수 있을까?

  가 나에게 자문해 보지만, 딱히 아는 지식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정을 주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반면 남편은 어려서 강아지를 키워본 경험이 있어서

얼래고 안으며 금세 강아지와 친해졌다.

  첫날은 강아지도 나의 눈치만 보고 나도 강아지 눈치만 보고 이 들었다.

  새벽녘에 팔도 짧은 강아지가 내 곁에  다가와  키를 세우며

나를 그렇게 반길 줄은 몰랐다.

  그 모습이 충격이었지만,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남편에게 빨리 데리고 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남편은 웬 호들갑이냐며 강아지가 좋아서 그러는데 안아주라고 말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튿날  저녁 식구들이 다 모였다.

  강아지 이름을 지을 생각이다.

  딸아이는 감자라고 말했지만, 나는 무슨 강아지 이름을 

그렇게 짓냐고 나무랐다.

  나는 종이 킹 찰스 스파니얼이니까 자연스럽게 찰스라고 해야 된다며

나는 찰스라고 불러야 된다고 말했다.

  딸아이는  엄마 강아지 이름은 촌스럽게 지어야 오래 산다며 감자를 주장했다.

  밖에 나가서

  " 감자야! 감자야!"

  하면 사람들이 다 웃는다고  핀잔을 주자

  지켜보던 남편이 검은색이니까 깜에다가 복을 가지고 들어 왔으니 복자를 붙여서 깜복이가 어떠냐고 말했다.

  나와 딸아이는 너무 촌스럽다고 빈정댔지만, 무슨 이름을 갖다가 대어도 강아지 모습에서 깜복이 이름이 맞아떨어졌다.

  감자 1표. 찰스 1표, 깜복이 2표. 이렇게 해서 강아지

이름은 깜복이로 정해졌다.

  부르면 부를수록 정감이 가고 지금은 제 이름인 줄 알고

  " 깜복아."  부르면 어디선가 뛰쳐나온다.

  우리 집에 온 지 4개월이 된 깜복이는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우리 집 일 순위가 되었고 따스한 체온으로 나에게

평온함과 행복감을 안겨준다.

  오늘도 깜복이와 눈을 마주치며 서로의 안부에 감사하며

영원한 동반자가 될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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