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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Jul 18. 2022

시누이

베푸는 마음




시누이는 몇 해 전에 땅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그 소리를 듣고 무엇을 하려고 땅을 샀나 아파트 생활이

싫증 나서 전원주택을 지으려나 나름 생각했다.

  러나 내 생각과는 달리 고모는 그곳에 농작물을 기르기 시작했다.

오이. 당근. 파. 감자. 마늘. 고구마. 호박. 가지. 토마토. 양파. 옥수수. 상추. 고추. 양배추. 파프리카. 수박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이 채소류는 다 농사를 짓는 것 같았다.

  그런데 사뭇 이상한 것은 지어보지도 않은 농사를 너무 잘 짓는다는 것이다.

유튜브 보고 공부도 하고 또 이웃 농사짓는 분들께 물어도 봤다고는 하지만,

  가끔 카톡으로 농사지은 채소를 올릴 때면 과연 농사지은 지 2년 만에 이렇게 잘 지을 수 있을까?

의구심에 시누이에게 물어보았다.

어떤 비결이 있냐는 나의 말에

  처음으로 시누이에게 들었던 말

  " 언니 식물은 주인 발자국 소리 듣고 자란대요."

   아! 얼마나 좋은 말인가!

  그만큼 정성을 주고 사랑을 주어야 식물도 잘 자란다는 것을 알았다.

  며칠 사이에 쑥쑥 자라는 것을 보면 너무도 사랑스럽단다.

고모는 진심을 다해서 사를 짓는다.

이것을 농작물도 아는가 보다.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늘 싱싱하고 좋았다.

늘 수확을 하면 나에게도 먹어 보라고 보낸다.

농사만큼 힘들고 어러운 게 없는데 나는 가만히 앉아서

시누에게 그 좋은 농작물을 받아먹는다.

  나는 먹으면서도 무슨 복이 많아서 이렇게 좋은 농산물을 시누이에게 받아먹는가! 생각할수록 고맙고 감사하다.

며칠 전에 보낸 마늘과 양파가 베란다에서 물기도 마르기 전에 오늘은 옥수수가 왔다.

  " 막 따서 보냈으니 바로 쪄서 드세요."

메시지와 함께 보내온 찰옥수수는 그야말로 여름을 한껏 물고 있었다. 구수하고 톡톡 터지면서 쫀득한 옥수수 그야말로 나는 알알이 시누이의 사랑을 먹고 있다.

내가 3개째 옥수수를 먹고 있자 남편이 하는  말

" 거봐, 시집을 잘 왔으니  그리 맛있는 옥수수 먹지."

" 맞다 맞아. 당신이 성질이 고약해서 그렇지

내가 시집은 잘 왔지."

한 마디 하고 먹는 옥수수 맛은 더 좋았다.

손아래 시누이가

언제까지 농사를 지을지는 모르겠지만, 아프지 말고 운동삼아 쉬엄쉬엄 일하 좋겠다.

이렇게 맛있는 옥수수 오랫동안 먹고 싶다 생각하며

솔직한 마음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여름 같은 웃음이 나에게 달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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