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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Apr 11. 2023

딸이 제빵을 한다고 하네요

딸과의 다툼



외국에서  대학을 나온 딸아이의 전공은

건축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국으로 돌아와 직장을 구하고

건축사 공부에 전념해 건축사를 취득했다.

거의 10년 동안 건축일에 매달린 딸아이가

직장을 잘 다니나 싶더니  파리에 가서

제빵 기술을 배워 제과점을 한단다.

이제껏 공부한 게 건축인데 무슨 말을

하냐며 호되게 꾸짖었다.

그것도 모질라 네 생각대로 하려면

집에서 나가라고 했다.

침울해하는 딸아이를 어르고 달래서

취미로 하라고 말했다.

딸아이도 내 말에 동의하며  제빵

학원에 등록을 했다.

행복한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나 자신에게 자책을 했다.

만류하는 내가 잘한 것인지 

아님 잘 못 한 건지

도통 확신이 들지 앓아 내심 괴로워하고 있었다.


며칠 지난 어느 날

딸아이가 나에게 다가와하는 말

" 빵을 잘 만드는 사람이 너무 많아

엄마 말대로 취미로 하길 잘했어."

이 말에 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속으로는

" 고맙다. 고마워."

연신 읊어 댔다.

딸아이는  학원에서 만든 빵을 집으로

가지고 오는데 먹기에도 아까울 정도였다.

빠른 시일에 이렇게 만드는 것을 보니

재미있어서 좋아서 만드는 것이 확실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을 하는데 나는 과연 딸아이에게 잘한 일인가!

거의 십 년이 넘도록 건축일을 하고 거기에 맞는 직장을 구하고  일을 하는데 힘든 모습을 여러 번 보았기에

마음은 편치 않았다.

제빵을 열심히 배우는 것을 보고는

딸아이에게는 나중에 돈 좀 벌면

"일층에 제과점 차리고 이층에 건축사 사무실 차리렴."

말을 해주었다.

환한 미소를 띤 딸아이는 말이라도 그렇게

해줘서 고맙다며 빵빵한 나에게

빵을 가져다준다.

살이 쪄서 먹으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어느새 다 먹는다.

그러면 딸아이는 나보다 더 행복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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